재활치료 뒤 통증 지속땐 수술

[전문클리닉 탐방] 마디병원 <어깨 탈구>
재활치료 뒤 통증 지속땐 수술

농구, 야구 등 운동을 즐기다가, 또는 헬스클럽에서 몸매를 가꾸다가 어깨관절을 다치거나 심지어 탈구가 됐다고 호소하는 이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실제 관절전문 병원에 가 보면 어깨를 다친 사람들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 뼈와 관절, 근육이 약해진 60~70대 노년층과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30~40대 직장인들은 말할 것 없고 팔팔한 10~20대 젊은층도 의외로 많다.

어깨와 팔꿈치 사이 큰 뼈인 상완골(위팔뼈)이 어깨관절에서 이탈한 상태인 어깨탈구는 빠지는 방향에 따라 전방, 후방, 다방향 탈구로 나뉘는데 발생 원인이나 증상, 치료법 등이 각각 다르다.

어깨탈구 중 가장 흔한 것이 전방탈구다. 어깨 관절이나 관절순 파열로 상완골이 몸의 앞쪽으로 빠지는 것으로, 운동이나 사고 등으로 다친 외상(外傷)이 주요 원인이다. 관절순은 상완골이 견갑골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고정하여 주는 역할을 하는 연한 조직을 말한다.

서울 논현동에 있는 어깨 관절 전문병원 마디병원(www.madi.or.kr)의 김승호(45) 원장에 따르면, 젊은 나이에 탈구가 일어나면 재발하기가 쉽다.

“어깨탈구는 맨 처음에는 큰 외상을 입었을 때 주로 발생하지만 나중에는 가벼운 외상에도 쉽게 빠진다”면서 “10, 20대 등 젊은 나이에 어깨가 자꾸 빠지면 어깨관절 내 관절순과 인대 등이 손상을 받아 탈구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뿐만 아니라 나이를 먹어가면서 회전근 힘줄 파열까지 일어나 관절염 등 각종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따라서 “20세 이전에 어깨가 처음 빠진 경우라면 곧바로 수술을 하는 것이 좋고, 20세 이상이라면 경과를 지켜보다가 두 번째 빠졌을 때 수술을 하라”고 말한다.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상완골이 밑이나 뒤쪽으로 이탈하는 경우도 있다. 각각 다방향, 후방 탈구라고 한다.

이런 경우라면 관절막이 태어날 때부터 느슨하게 이완된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에는 수술을 하는 것이 상책이 아니라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재활치료가 먼저 시도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그는 “치료를 해도 호전이 안 되고 자꾸 통증이 발생할 경우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나이 지긋한 60대 이상 노년층의 경우에는 어깨 회전근이 약해진 탓으로 어깨관절을 다치기 십상이다.

길을 가다가 넘어지는 등 가벼운 외상을 입거나 또는 회전근이 파열된 것을 모르고 장기간 방치한 것이 원인이 되어 관절 손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 파열의 위험성과 관련, 김 원장은 “회전근 파열에 따른 증상이 오십견과 비슷하다 보니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하지만 6개월 이상 방치한다면 증상이 급속히 악화하여 수술로도 치료가 어렵게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어깨관절을 보호하려면 운동 전 꼭 스트레칭을 하라”고 김 원장은 당부한다. “몸짱이 되기위해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어깨를 다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운동은 가급적 낮은 강도에서 오랜 시간을 하는 것이 근력강화에 더 좋습니다.”

거의 모든 세상사가 그렇듯이 운동도 지나친 것이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다.

사진설명 : 마디병원 김승호 원장이 어깨관절을 다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임재범 기자

어깨관절 분야 ‘마이다스의 손

정형외과 의사라면 누구나 꿈꾸는 평생 소원이 한가지 있다. 바로 JBJS(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라는 국제 학술지에 자기 연구논문을 게재하는 것이다. 마디병원 김승호 원장의 논문은 여기에 심심할 때마다 한번씩 소개된다.

그 중 하나가 ‘다방향탈구에 대한 관절경적 막순성형술’이다. 이 논문에서 그는 다방향탈구의 발생원인?관절막 이완 이외에도 눈이 보이지 않는 관절순 파열 때문이라는 것과 실이 달린 작은 나사로 이완된 관절순을 묶어줌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해법까지 제시하여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 원장이 발견한 다방향탈구의 원인 증상에는 ‘김 병변(Kim’s lesion)’, 진단법에는 ‘김 검사법(Kim test)’이란 이름을붙었다.

김 원장이 올해 2월 미국 정형회과학회 모임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관절경 시술 시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봉합법인 ‘SMC매듭법’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기술을 그가 슬쩍 시범을 보이자 외국 의사들이 “세상에, 이런 방법도 있었냐”면서 기절초풍을 했다. SMC매듭법도 그가 삼성서울병원에 있던 1997년 개발하여 보급한 것이다.


송강섭 의학전문기자


입력시간 : 2005-10-11 15:56


송강섭 의학전문기자 speci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