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ㆍ일 아시아 미술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한류가 아시아 대중문화를 관통하는 트렌드로 떠오른 요즈음,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한ㆍ중ㆍ일의 작가 36명이 참여하는 ‘City-net Asia 2005’전이 11월20일까지 열린다.

200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상하이, 오사카, 타이페이, 서울 등 4개 도시의 큐레이터가 각각의 이슈를 가지고 전시를 기획하여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 도시의 정체성과 동시대의 미술을 보여준다.

상하이의 출품작 중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계란쌓기 프로젝트’. 세계화 물결에 휩싸인 중국의 현실을 짚어보는 작품이다.

부서질 수도 있고, 부화할 수도 있는 계란이라는 생명체를 통해 비약적인 경제성장과 급격한 도시화가 안고 있는 중국의 현실성과 비현실성, 흥과 망 양자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현실을 꼬집는다.

네온 튜브라는 매체를 통해 신체와의 호흡을 시도하는 일본의 출품작도 독특하다. 유리관 내부로의 호흡을 통해 창조된 공간 속에서 인간의 행동, 혹은 의식작용에 의해 가시화된 것들이 조각으로 탄생되는 과정을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타이페이에선 현대 문물의 상징인 신용카드를 넓은 벽면에 붙여 예술작품으로 만들어내는 등 ‘느림예찬’을 테마로 10명의 작가가 32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9명의 작가가 참여한 우리나라의 테마는 ‘우리시대의 아이콘’. 도시 개발을 마치 장난감 조립하는 듯한 영상작업으로 보여주고 있는 박준범의 ‘아파트 만들기’, 도시 문화를 좇으면서도 각기 다른 목적과 욕망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지역적 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김윤호의 사진작업 ‘지루한 풍경’ 시리즈 등 작가들이 각자의 아이콘들을 통해 읽어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조망해 본다. (02) 2124-8800.

문화단신

‘택견아리랑’

전문 예술 법인 창작마을은 판소리와 우리나라 전통무술 가운데 하나인 택견을 혼합한 ‘택견아리랑’을 11월1일부터 6일까지 강남 성암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2005년 문화관광부의 ‘전통연희 개발 공모 당선작’이다. 1895년 을미사변 발생 직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등장 인물들의 항일 독립운동 과정을 보여준다.

내년 2월에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이미지극으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연출 김대현. (02) 2275-7045.

‘베르사이유의 장미’

일본 다카라즈카 가극단이 11월11∼13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베르사이유의 장미’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다카라즈카는 명맥만 겨우 남은 한국의 여성국극과 달리 연평균 관객 200만명을 동원하는 일본 가극단의 대명사이다.

루이 16세때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화려하게 전개된 인간 드라마인 동명의 장편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일본식 뮤지컬로 구성했다.(02)2113-6856.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