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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패트롤] '고음불가' 웃어넘길 일 아니다
음성장애 치료 - 성대결절 의심… 대부분 음성질환은 발성습관에 따른 후천적인 병



▲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음성장애 여성 환자의 성대 상태를 후두현미경으로 살펴보고 있다. / 임재범 기자


‘혹시 니가 다시 돌아올까 봐/ 다른 사랑 절대 못해/ 남잘 울렸으면 책임져야지/ 니가 뭘 알아 남자의 마음을/ 모든 걸 다 주니까 떠난다는 그 여자….’

남성 트리오가 무대 위에 등장한다. 두 남성이 멋드러진 고음으로 가수 바이브의 ‘그 남자 그 여자’란 노래를 번갈아 열창한다. 그런데 흰색 로커 복장 차림의 가운데 남성은 한 소절이 끝나는 대목마다 돌연 끼어들면서 쫙 깔리는 저음으로 노래를 엉렁뚱땅 마무리하기 일쑤다. 이때마다 청중들은 포복절도.

KBS 2TV ‘개그콘스트’의 ‘고음불가’ 코너의 한 장면이다. 시청자들로부터 웃음을 이끌어내려는 설정이지만 이런 개그가 ‘남의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 고음을 잘 못내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더러 있다.

고음불가, 성대결절이 원인일 수도

고음을 내질러야 하는 순간에도 저음을 낼 수밖에 없는 ‘고음불가’ 증세는 잘못된 발성습관으로 인해 목소리가 나빠진 기능성 음성질환이나 성대결절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성대결절이란 성대 점막에 두껍게 굳은살이 생겨난 증상. 결절이 성대 마찰과 진동에 영향을 주어 변성(變聲)을 부를 수 있다. 성대결절이 있는 데도 말을 많이 하면 결절의 섬유질화가 빨라지고 크기가 커지는데 이때 귀에 거슬리는 탁한 소리를 유발해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줄 수 있다.

성대결절 치료법은 발생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다르다. 결절의 크기가 비교적 작고 목소리 이상 증세가 심하지 않을 경우엔 발성치료를 먼저 시도하고, 그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발성치료법도 의사마다 다양하다. 말을 많이 하거나 하품 등 목에 힘을 주는 일을 삼가는 대신 편안한 소리를 내는 훈련을 반복케 함으로써 점진적으로 증상 개선을 유도하는 게 일반적이다.

수술은 후두현미경으로 환부를 보면서 작은 집게나 가위로 결절을 제거한다.

툭툭 떨림 증상이나 異性의 목소리

성대결절과는 달리 남들 앞에서 발표하거나 책을 읽을 때, 또는 입사 면접시험 등을 볼 때 목소리에 심한 떨림 증세가 있다면 연축성 발성장애(Spasmodic Dysphonia)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연축성(경련성) 발성장애는 파킨슨씨병 등 신경계통에 병이 생겼을 때도 나타날 수 있는데, 성대 근육의 급작스런 수축으로 바람이 새는 듯한 쉰소리가 나거나 목소리를 낼 때 쥐어 짜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밖에 목소리 떨림 증세를 보이는 것에는 근육긴장성 음성장애(Muscle Tension Dysphonia)라는 것도 있다. 증상은 연축성 발성장애와 비슷하지만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 진단을 통해 정확하게 구별해야 한다.



▲ 좋은 목소리는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남들이 듣기 좋은 고운 목소리를 가꾸기 위해서는 평소 술ㆍ담배를 멀리하고 물을 자주 마시면 도움이 된다.


후두 근골격의 과도한 긴장으로 생기는 근육긴장성 음성장애는 턱과 목ㆍ어깨에 경직된 느낌을 가져오며, 목소리에서 순간적인 끊김 현상이 나타난다면 연축성 발성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연축성 발성장애의 치료법은 보톡스 주입으로 성대근육의 수축을 막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이다. 다만 치료 효과의 지속 기간이 3~6개월 정도로 짧은 것이 흠이다. 근육긴장성 음성장애 경우엔 발성치료나 후두긴장 완화요법을 쓰면 증세가 크게 호전될 수 있다.

간혹 여자가 남자 목소리를, 남자가 여자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다. 맞선을 보는 자리라면 퇴짜맞기 십상이다.

이성(異性)의 목소리를 내는 변성장애(Mutational Dysphonia)는 성호르몬 분비의 이상 또는 다른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성호르몬 때문에 발병할 수도 있고, 선천적이나 후천적으로 생긴 성대위축이나 반흔이 원인일 수도 있다.

이 경우엔 음성치료가 효과적이다. 다만 ‘고음불가’와 마찬가지로 그것이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도움말 =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하정훈 교수ㆍ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

음성치료에 새 흐름… 적게 째고 발성치료 먼저


최근 음성장애 치료법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에는 의사들 대부분이 1차 치료법으로 수술을 권했지만 요즘은 일반적으로 발성치료 훈련법을 먼저 제시한다.

서울대병원 하정훈 교수는 그 이유로 "수술하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발성법 잘못으로 생긴 음성장애 경우 환부를 도려내더라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뿐이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또 "수술을 하더라도 가급적 적게 절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수술 시 성대 점막의 가장 바깥층은 그냥 놔두는 보존법이 새로운 흐름이라는 것.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도 "음성질환자의 80~90%가 나쁜 발성습관에 따른 후천적인 병"이라며 "수술을 할 경우라도 정밀한 진단을 거쳐 암의 전조증상이거나 혈관종ㆍ유두종 등 증세가 심각할 때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성대는 미세한 근육과 조직 등이 복잡하게 뒤얽힌 섬세한 구조이라 만일 수술 도중에 실수라도 하면 상처(반흔)가 생겨 평생 고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에 따르면 목소리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말할 때의 자세다. 안 원장은 "성악하는 사람들의 자세를 자세히 살펴 보면 날개를 활짝 편 독수리와 같다"며 "어깨를 쫙 편 바른 자세일 때 성대가 발성하기에 좋으며 폐 기능도 원활해 듣기 좋은 청아한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문제는 쉰목소리가 3주 이상 오래 지속되는 경우다. 하 교수는 "그럴 때는 암 등 다른 병의 전조증세일 수 있으므로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만일 후두암일 경우에도 조기에 발견하면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비교적 쉽기 때문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입력시간 : 2006/06/28 14:38




송강섭 차장 speci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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