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척박해지는 사회에 울림을 주려는 것일까. 환경과 우리 이웃을 돌아보게 하는 쿨한 메시지의 공연들이 연달아 한여름 무대에 올라 무더위를 싹 날린다.

무용, 피아노 연주, 합창 등 공연 내용도 다양하다. 26일 우리아버지합창단의 제 9회 정기연주회가 첫 테이프를 끊고, 이어 네 손가락 장애인 스타 피아니스트 희야의 왜소증 장애인을 돕기 위한 연주회가 이틀 뒤 28일 바통을 이어받는다. 그리고 29일에는 환경을 다룬 파사무용단의 ‘숭어의 하늘’이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린다.

▦ 우리아버지합창단

서로에게 무관심한 결핍의 시대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1997년 3월 창단된 ‘우리아버지합창단’의 제 9회 정기연주회.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소임을 묵묵히 다하고 있는 평범한 아버지들이 모여, 전국 교회와 소외된 곳을 찾아 다니며 따뜻한 아버지의 역할을 음악으로 전하고 있다.

공연 이름을 ‘아름다운 함성, 장엄한 하모니, 우리들의 합창’으로 내건 것으로 알 수 있듯, 독특하고 웅장한 합창 음색이 강점이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선 경희대 음대를 졸업한 김신일이 지휘를 맡아 ‘보리밭’(윤용하 곡), ‘그리운 금강산’(최영섭 곡), 미국 민요 ‘세나도’, 그리스 민요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등을 들려준다. 7월 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 586-0945

▦ 네 손가락 희야 음악회

왜소증 장애인을 돕기 위해 한국작은키모임(LPK)이 개최하는 작지만, 큰 감동이 있는 음악회다.

지난해 팝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만과 함께 공연을 한 것을 비롯해 해마다 장애인과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연주회를 벌여온 희야의 연주는 단순한 자선 음악회 성격을 넘어 수준 높은 공연 감상의 기회를 선사한다.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비롯해 파헬벨의 ‘캐논변주곡’, 브람스의 ‘헝가리안 무곡 5번’ 등 모두 9곡을 들려준다.

▲ 네 손가락 희야 음악회
▲ 숭어의 하늘

연주 내용뿐 아니라 네 손가락의 선천적 장애를 갖고 태어나 겪은 좌절과 역경을 딛고 꿈을 이룬 희야의 성장 이야기도 관객들의 각별한 관심을 모은다.

오프닝 무대는 김세라의 안데스음악단이 맡았고, 왜소증 트로트 가수 나용희가 게스트로 출연해 감동을 더한다. 수익금 전액은 왜소증 장애인을 위한 의복과 도서 구입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7월 28일 오후 7시 나루아트센터. (02) 338-0492

▦ 숭어의 하늘

환경을 주제로 한 창작 무용극 ‘숭어의 하늘’은 지난해 서울무용제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던 ‘파사무용단’의 2006년 신작 공연이다.

오염된 하천을 꿋꿋이 지키며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정화하는 숭어를 통해, 환경이 급격히 파괴되는 이 시대의 해법을 모색한다.

숭어는 회귀성 어종. 같은 어종인 연어가 환경이 변하면 모천(母川)으로의 회귀가 어려운 것과 달리, 숭어는 회귀해 중금속 등으로 오염된 수질을 정화시키며 자신이 태어난 고향의 강을 깨끗하게 한다. 이러한 숭어의 환경 친화(親和) 과정을 다루며, 공연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어렵고 난해하다는 현대 무용의 벽을 과감히 허물고, 춤의 새로운 현대문화적 코드를 찾아가는 실험적 시도도 눈여겨볼 점이다. 2005 오늘의 무용가상(한국현대무용협회), 2006 안무가상(한국현대무용진흥회)에 빛나는 황미숙이 안무를 맡았다. 연출 조주현. 7월 29,30일 오후 6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02) 588-6411.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