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의 '꽃' 남녀주연상 수상자 참석 안해 아쉬움미숙한 진행 눈살… 공정한 심사·화려한 연출은 호평

국제적인 드라마 전문 시상식을 표방하며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서울드라마어워즈 2007’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남기며 막을 내렸다.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막을 올린 ‘서울드라마어워즈 2007’은 화려한 무대 연출과 비교적 공정한 심사로 시상식 자체에 대해선 호평을 받았지만 진행상의 미숙함을 곳곳에서 드러내 아쉬움을 남겼다.

화려한 시상식으로 국제적인 드라마 전문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준 반면에, 미숙한 진행 탓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줬다.

‘서울드라마어워즈 2007’의 가장 아쉬운 점은 시상식의 ‘꽃’인 남녀주연상 수상자가 끝끝내 나타나지 않은 점이다. ‘서울드라마어워즈 2007’은 일본의 톱스타 기무라 다쿠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영국의 명배우 헬렌 미렌에게 각각 남녀주연상의 영예를 안겼지만 정작 이들은 시상식에 오지 않았다.

그나마 기무라 다쿠야의 경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수상 인사를 전했지만 헬렌 미렌은 작가가 대리 수상했다. 헬렌 미렌이 수상 사실을 아는지 여부조차 불분명하다.

서울드라마어워즈 주최측은 수상자 참석을 용이하게 하겠다며 시상식 1개월 전인 7월말 수상자를 모두 결정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남녀주연상 수상자는 너무 거물들을 선정한 탓인지 초빙에 실패했다.

국제적인 시상식이 1개월 전에 수상자를 결정해 이를 통보하는 것도 시상식 권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은 셈이 됐다.

또한 시상식 참석 연예인들의 레드카펫 포토타임의 미숙한 시간관리는 시상식을 예정보다 20분이나 지연시키는 촌극으로 이어졌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레드카펫 포토타임이 참석 연예인들의 지연 도착과 진행 요원들의 미숙함으로 시상식이 예정된 오후 7시까지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를 취재하던 수백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좌석을 비워 놓아 시상식 시작 안내 멘트가 나오는 순간까지 빈자리가 곳곳에 눈에 띄자 진행 요원들은 일단 빈자리부터 채우자는 심산으로 입장권이 없는 팬들도 마구잡이로 입장시켰다.

취재를 마치고 시상식장으로 들어온 취재진이 자신의 좌석을 찾기 위해 객석 곳곳에서 실랑이를 벌이며 아수라장을 연출한 탓에 결국 시상식이 20분이나 지연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레드카펫 포토행사의 시간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국제적인 시상식이 기본이나 다름없는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시상식과는 어울리지도 않는 ‘신비주의 전략(?)’을 활용하려 한 시상식 주최측의 이해하기 힘든 발상도 다양한 해프닝을 낳았다. 주최측은 시상식 직전까지 참석 연예인에 대해 ‘공개 불가’ 입장을 견지했다.

수상자에 대한 공개불가는 들어봤어도 시상자 등 참석 연예인 명단을 공개불가하는 일은 금시초문이었다. 게다가 시상식이 MBC TV를 통해 오후 11시 녹화 방송된다는 이유로 취재진에게 새벽 1시까지 엠바고(보도자체) 요청을 하는 상식 이하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엠바고 요청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탓에 오후 9시 일부 매체가 보도를 해버리는 사태가 빚어졌다. 애당초 ‘국제 행사’를 자처하는 시상식과 녹화 중계, 엠바고 요청이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시상식 취재를 위해 참석한 해외 언론매체들도 납득을 하지 못하는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엠바고는 지켜지지도 않았다. 한마디로 국제 망신이었다. 시상식이 비공개가 아님에도 녹화 방송을 위해 보도를 차단하겠다는 황당무계한 발상이 결과적으로 시상식에는 흠집으로 남은 것이다.

진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미숙한 점을 남기긴 했지만 무대 위 시상식 자체는 비교적 훌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자들의 재치 있는 소감들은 관객들을 즐겁게 했고 이효리 장나라 강타 등 한류 스타들과 외국 방송인들과의 교류 역시 볼거리였다.

지난 해 국내 드라마가 주요 부문 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해 ‘집안 잔치’라는 조롱에 휩싸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다양한 국가의 작품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돼 공정성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작품에 상이 치우친 듯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아직 국제적인 시상식이 되기 위해선 인지도를 쌓아 유럽 미주 등에서 좋은 작품이 출품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하는 필요성을 남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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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JES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kulkuri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