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 주목할 신인 백혜련 배종호 손수조

백혜련
'신인'은 4ㆍ11 총선의 키워드 중 하나. 여야 막론하고 각 정당은 총선에서 참신하면서도 기존 베테랑들과 맞설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내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특히 원내 제1당을 다투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신인이라도 능력만 있다면 비례대표 발탁이나 전략공천을 통해 금배지를 달게 해주겠다는 전략이다. 주간한국에서는 4ㆍ11 총선을 앞두고 참신하고 유능한 신인들을 살펴본다.

전략공천 효과 볼까

경기 안산 단원 갑은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민주통합당 의원)의 아성이었다. 16대 때 지역구가 신설된 이후 내리 3번 천 의원이 승전가를 부른 곳이 다.

하지만 천 의원이 "거물과 붙겠다"며 지역구를 떠나자 단숨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유능한 예비후보들이 공천장을 쥐기 위해 단원 갑에서 각축전을 벌였다.

배종호
이런 가운데 민주통합당은 지난달 28일 검사 출신인 (45) 변호사를 전략공천했다. 한명숙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백 변호사는 18대 현역인 김학재 의원(비례대표) 등 쟁쟁한 주자들을 따돌리고 민주통합당 명찰을 달았다.

백 변호사는 2000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해 대구지검 김천지청, 수원지검 안산지청,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일했다. 그는 대구지검 재직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검찰 내부 전산망에 올린 글에서 "검찰이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사건들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며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전략공천을 받긴 했으나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은 만큼, 백 변호사로서도 승리를 낙관할 수는 없다. 새누리당에서는 김석훈(53) 전 안산시의회 의장, 김명연(48) 전 안산 시의원이 뛰고 있고, 통합진보당에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인 조성찬(47) 변호사가 밭을 갈고 있다.

지역민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박주원(54) 전 안산시장은 무소속으로 금배지에 도전하고 있다. 박 전 시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최근 무죄가 선고됐으며, 이후 재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DJ 비서실장' 박지원과 승부

손수조
(51) 전 KBS 기자는 목포에 출마한다. 목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정치적 고향이자, 그의 '영원한 비서실장'을 자처하는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의 지역구다.

목포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배 예비후보는 자신을 "세대교체와 세력교체의 적임자"라고 소개하고 있다. 배 예비후보는 또 "이제 목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비전 있는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예비후보는 얼마 전 기자회견을 열고 박 최고위원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배 예비후보는 "이번 공천 결과에 100% 승복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박 최고위원이 18대 때 비리 혐의 등으로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사실을 겨냥한 것이다.

같은 민주통합당 소속이라고는 하지만 박 예비후보는 DJ로 대변되는 구 민주당, 배 예비후보는 친노(친 노무현) 그룹이 이끈 혁신과 통합에 몸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민주통합당 소속인 박 예비후보와 배 예비후보가 2강을 이루는 가운데 통합진보당의 윤소하(51) 목포교육연대 공동대표는 점차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10~12일 광주ㆍ전남 11개 언론사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박 예비후보가 52.2%로 1위, 배 예비후보가 11.4%로 2위, 윤 예비후보가 7.4%로 3위였다. 그러나 부동층이 29%로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에 가까운 만큼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대선주자 문재인에게 도전

만 27세의 여성인 는 화제의 인물이다. 새누리당 최연소 공천신청자인 손 예비후보가 부산 사상구에서 대선 예비주자이자 아버지뻘인 문재인(59)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게 도전장을 냈다.

손 예비후보의 아버지는 화물트럭 운전수, 어머니는 보험설계사로 알려지고 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손 예비후보이지만 소신이 뚜렷하고 당찬 젊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23일 면접 직후 정홍원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은 "손 예비후보가 '젊은이들이 서민과 애환을 나누면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극찬했다.

손 예비후보가 급부상하는 것과 관련해 '정치적' 해석도 있다. 문재인의 상대로 거물을 공천했다가 패한다면 당으로서는 치명타를 입게 되는 만큼, 무명 신인을 내세움으로써 판을 축소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 "한마디로 쇼"라는 비판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상구 현역으로 19대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은 "세상에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인 선거전략이 어디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럼에도 손 예비후보는 꿋꿋하게 '마이 웨이(My Way)'를 걷고 있다. 그는 얼마 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 "경제 위기가 매우 컸고, 전세계가 휘청거렸다. 그나마 이를 안정시켜줬다는 면에서 듬직하지 않았나 싶다"고 이명박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중 누가 더 좋은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전략공천이 거론되고는 있지만 손 예비후보가 본선 티켓을 잡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같은 당에만 김대식(50)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주일대사를 지낸 권철현(65) 전 의원, 김수임(54) 병원장(의사), 신상해(56) 전 부산 시의원, 박현숙(59) (사)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부회장 등이 티켓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