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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속옷 파는' 여성들 VIP 고객에겐 직거래 서비스

페티시 마니아 상대로 2만~3만원대에 판매
체액 소변 등도 고가에 팔려 판매자 대부분 미성년자
처벌 가능해도 확산 못막아
직장인 김정민(42ㆍ가명)씨는 얼마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당시 김씨는 쇼핑을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다 실수로 상업광고 팝업을 클릭했다. 무심결에 창을 닫으려던 중 '중고속옷'을 판매한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불경기라도 속옷까지…'라는 생각에 해당 사이트를 둘러보던 김씨는 깜짝 놀랐다. 세탁조차 되지 않은 속옷이나 스타킹 등이 버젓이 팔려나가고 있었기 때문. 심지어 새 제품보다 고가에 판매되고 있었다. 특정부위에 집착하는 이른바 '페티시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한 변태 영업이었다.

이런 변태 사이트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최근 일부 여성 네티즌들이 이를 모방한 중고 속옷 카페를 개설, 개인판매자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인터넷에서 중고속옷을 검색해 본 결과 입던 속옷 등을 판매하는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18세, 167cm에 45kg'라고 소개한 한 중고속옷 판매 여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팬티와 브래지어, 스타킹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은 2만~3만원 사이였다. 그는 기본적으로 이틀 이상 입던 것만 판매하며, 하루가 늘어날 때마다 5,000원씩 추가된다고 공지했다.

또 다른 판매자는 홈페이지 프로필란에 '음모 많고 체취가 강한 편'이라고 자신의 성적 특징을 노골적으로 어필했다. 이 여성은 자신의 사진도 공개했다. 얼굴을 가린 사진 속에는 속옷의 일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이 여성은 속옷은 물론 타액과 소변 등 체액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타액의 가격은 150㎖ 에 2만원. 원하는 사탕맛으로 제조해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소변의 가격은 이보다 저렴한 1만5,000원. 타액이나 소변은 본인의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 이른바 '인증샷'이나 영상을 동봉해준다고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애액'을 판매하는 여성도 있었다. 가격은 30㎖에 4만원, 주문 날부터 4, 5일 정도가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이 여성은 또 생리혈이 묻은 생리대, 대변 등도 고가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외에 먹던 빵이나 밟은 빵, 먹던 사탕 등 용도를 추정하기 어려운 물건도 함께 취급하고 있었다.

판매여성 대부분은 중고등학생 등 미성년자였다. 구매자들이 어린 여성의 '물건'을 선호하는 게 그 이유다. 이 '사업'에 자본금은 거의 필요 없다. 적당한 용기에 자신의 체액을 틈틈이 모으기만 하면 된다.

들어가는 돈이라곤 속옷 등을 구매하는 비용 정도다. 그마저도 3,000원짜리 팬티를 사서 며칠만 입고 있다 팔면 수십 배의 돈이 굴러들어온다. 손쉽게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벌이도 적지 않다. 지난 2009년 적발된 속옷 판매 여성이 벌어들인 돈이 2,000만원에 달했다는 점을 보면 그렇다.

쏠쏠한 돈벌이가 되는 만큼 판매 여성들은 고객 유치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한 여성은 자주 거래하는 VIP고객에게 '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구매자를 직접 만나 그 자리에서 입고 있던 속옷을 벗어주는 서비스다.

또 다른 여성은 5만원 이상 구입한 고객을 자신의 비공개 카페에 초대하는 '특전'을 주고 있다. 이 여성은 해당 카페에 200개 이상의 다양한 제품 샘플과 판매자 '속옷샷' 2,000여장이 있다고 홍보했다.

개인 카페를 통해 소통을 하며 고객들을 마치 팬처럼 관리하고 있는 여성도 있었다. 이 여성은 해당 카페를 통해 사기를 피하는 법이나 사기꾼 리스트 등을 올리며 자신이 얼마나 믿을만한 판매자인지를 강조하고 있었다.

중고속옷 판매자들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무수한 문의글이 올라와 있었다. 수요가 적지 않음을 대변해 주는 셈이다. 특히 이런 사이트들이 청소년들에게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온라인상에서 이런 변태 영업이 활개 치지 못하도록 단속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면 입던 속옷을 판매하는 행위는 죄가 될까. 최근까지는 마땅히 처벌할 구실이 없었다. 실제, 지금까지 중고속옷을 팔다 적발된 여성들은 판매를 위해 음란물을 게재한 혐의만 적용됐다. 당연히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정보통신법이 개정되면서 중고속옷 판매 행위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개정된 정통법 가운데 중고속옷 판매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항목은 ▲행위에 공할 목적으로 음란한 물건을 제조, 소지, 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나 우편, 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물을 유포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다.

이처럼 지금은 미풍양속을 해쳐온 중고속옷 판매상들을 처벌할 법적 장치는 마련된 상태. 과연 개정된 법률이 온라인상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변태 문화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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