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동조합기본법 본격 시행… 도드람양돈협동조합경제·신용사업으로 조합원 76명 직원 362명 부실조합 인수후 기반 구축OEM으로 사료 생산 원료 생산 등 규모화로 시장 5.58%나 점유

도드람양돈협동조합이 생산부터 도축, 가공, 유통판매까지 수직계열화함으로써 좋은 성과를 내며 전국단위 조합의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사진은 조합원 농가 기술지원에 나선 도드람양돈협동조합.
지난해 12월29일 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이하 조합법)이 드디어 지난 1일 시행됐다. 이제부터는 조합법에 따라 5인 이상 조합원을 모으면 누구나 금융업, 보험업을 제외한 경제생활 모든 분야의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가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으면서 재계ㆍ학계ㆍ의료계ㆍ종교계 등 각계에서 자발적으로 협동조합 설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협동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조직된 협동조합 1만2,607개 중 가장 먼저 자리잡은 것은 1950년대에 관제성격으로 시작한 농업협동조합(이하 농협)과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 조합법 시행 이후 새롭게 출범할 협동조합들이 선배인 지역 농협의 우수 사례들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주간한국>에서는 농협경제연구소(NHERI)의 보고서를 중심으로 우수 농협들을 살펴보고 그 성공요인을 알아봤다.

전국구 양돈농협 활성화

NHERI가 2010년 공개한 '도드람양돈협동조합: 농민중심의 가치사슬 운영모델'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이천시에 본소를 두고 있는 도드람양돈협동조합(이하 도드람)은 전국을 사업구역으로 하며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 도드람은 신용사업 경기도와 호남지역에 본점과 5개 지점을 두고 있으며 경제사업은 2개 사업본부와 5개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2009년 기준 조합원 76명과 투자회사 직원 362명으로 구성돼 있다.

1990년 설립된 이천양돈조합을 전신으로 하는 도드람은 1991년 (주)도드람을 설립하고 참여자 사이에 오랜 논의 끝에 대형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1996년 도드람양돈축협으로 이름과 성격을 변경한 도드람은 2000년 농협중앙회 회원이 됐고 2003년 전북양돈농협, 광주전남양돈농협을 인수ㆍ합병했다.

설립 후 합병까지 육종회사와 제휴하고 창업투자회사가 참여하는 등 외부계열화를 추진했던 도드람은 합병 이후 신용사업과 함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료공급, 생돈출하, 도축, 가공, 판매, AI공급, 환경사업 등을 위해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공판사업과 테마사업을 직영하여 내부 계열화를 추진했다. 도드람의 경제사업 매출 총이익은 2009년 기준 142억원, 당기순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인수합병으로 도약

도드람의 최대 성공요인은 전북양돈조합과 광주전남양돈조합을 인수ㆍ합병한 것이다. 양돈ㆍ돈육사업의 경우 사료공장, 도축장, 가공시설 등 설비투자와 연구 개발을 통한 브랜드 유지를 위해서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그러나 2003년 당시 도드람은 사료사업을 통한 수수료 수입이 재원의 전부이다시피 해서 양돈사업의 성격에 맞는 수직계열화를 위해선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부실화돼 있던 전북양돈조합과 광주전남양돈조합을 인수ㆍ합병하는 것은 170억원의 부실채권을 인수하면서 이질적인 조직문화까지 극복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이에 도드람은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거쳐 합병을 의결, 두 양돈농협을 인수ㆍ합병하고 호남지역을 포괄해 사업을 확대하고 신용사업을 벌이며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결과적으로 도드람은 인수ㆍ합병을 통해 자본금 규모를 확충하고 신용사업을 시행, 내부계열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사료가격 하락 및 조합 과학화 성공

양돈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사료가격 문제는 영농경영의 핵심적 요소가 된다. 도드람이 설립됐던 1990년대 초 사료시장은 독점기업들이 활동해 폭리를 취하고 있었다. 설립 초기에는 창업투자회사가 참여한 (주)도드람에 조합이 지분참여(20%)를 하고 사료를 공급했었다.

그러나 IMF 구제금융 이후 (주)도드람이 주식상장을 하면서 대주주와 조합원 간 갈등이 심화됐다. 이에 도드람은 2000년 (주)도드람사료와 결별을 선언하고 조합이 1998년부터 시작한 OEM을 통해 직접 사료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도드람은 OEM으로 사료를 생산하며 원료의 가격과 품질을 완전히 공개했다. 원료의 가격과 품질 공개는 경쟁 영리회사들의 반발을 가져왔지만 종국적으로는 국내 사료시장에서 도드람 사료가 양돈농가 가격교섭의 기준이 되는 경쟁척도 역할을 하게 됐다.

도드람 사료는 2009년 기준 국내 양돈용 사료 총생산량 533만톤 중 30만톤을 공급 5.5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특히 도드람 사료가 시장경쟁을 촉진함으로써 국내 양돈농가 전체에 미치는 비용절감액은 총 3,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양돈의 생산성 향상과 돈육의 고품질 브랜드화를 위해서는 축산원자재 투입부터 사육, 출하, 도축, 가공, 판매의 각 단계에서 과학적 관리가 필요하다.

도드람은 원료, 생산, 유통 각 분야에서 규모화, 전산화를 추구하며 조합원 농가들의 과학영농을 선도했다. 전산프로그램을 통해 양돈의 기록관리와 정보공유를 시작했고 조합원 농장 방문 지원, 지역모임을 통한 교육, 기술세미나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또한 고품질 브랜드 돈육을 생산하기 위해 종돈, 사료, 사양관리, 가공유통의 모든 단계에서 통일성을 추구, 조합원 농가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