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그룹형지 '노스케이프' 아웃도어 돌풍 예고북유럽풍 모던·심플함에 기능성 더해"상품이 다르다" 소비자 입소문 타고론칭 6개월 만에 70개 매장 개점

아웃도어 성장 속 신생 브랜드 두각

아웃도어 시장이 내수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초 아웃도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브랜드가 올린 매출은 모두 3조9,150억원으로 2011년(3조950억원)보다 26.5% 증가했다.

아웃도어 시장이 팽창함에 따라 작년에도 많은 신규 브랜드가 선을 보였다. 지난해 2월 사업을 시작한 제일모직의 빈폴아웃도어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지난해 8월 등장한 패션그룹형지(이하 형지)의 노스케이프는 단기간에 매출 실적을 올리며 인지도를 높였다.

특히 '크로커다일레이디'로 어덜트 시장을 개척한 형지는 '노스케이프(Northcape)'로 두 번째 홈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7월 형지가 국내 판권을 획득해 지난해 8월 론칭한 노스케이프는 품질과 가격, 소비 심리에 부응한 기능성과 패션 등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자체 평가다.

북유럽 감성의 브랜드

노스케이프는 노르웨이 노드카프(Nord Kapp)라는 지역명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곳은 인간이 여행으로 갈수 있는 최북단 땅끝이자 북극과 가까워 백야, 오로라 등을 볼 수 있는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이다. 자연 속에서 다양한 생명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신비의 땅'으로 불리기도 한다.

노스케이프는 이런 개척정신과 모험정신을 담은 북유럽 감성의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로 1973년 영국에서 론칭했고, 1985년 폴라플리스(Polar fleece)의류를 선보이며 '플리스 혁명'을 가져온 아웃도어 리딩 브랜드다.

노스케이프 관계자는 "북유럽은 지구상에서 가장 여유롭고 풍요로운 지역이자' 실용'이 디자인 사조로 자리 잡은 곳"이라며 "여기에 자연을 존중하고 그 속의 멋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야 말론 아웃도어의 철학이자 노스케이프의 콘셉트"라고 말했다.

노스케이프엔 모두 3가지 라인이 있다. 피어리(Peary)와 노드카프(NordKapp), 보야지(Voyage) 등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피어리 라인은 1990년 세계 최초로 북극점에 도달했던 탐험가 피어리의 도전 정신을 담았다. 원정, 고산 등반, 장기 산행 등 익스트림한 액티비티에 필수적인 고기능성 제품이다.

피어리 상품군에는 등반장비 없이 암벽을 오르는 '볼더링(bouldering)'에 적합한 상품도 포함돼 있다. 기능성 소재 및 입체패턴을 적용해 고도의 테크닉을 요하는 클라이밍에 최적화했다. 또 활동이 많은 무릎 및 팔꿈치 등 부위에 강력한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했다.

노드카프는 북유럽의 모던함과 심플함, 실용적인 라인이다. 가벼운 하이킹과 트레킹 등에 적합한 기능성과 패셔너블한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보야지는 북유럽풍 젊은 감성으로 풀어낸 캐주얼한 라인으로 캠핑 등 아웃도어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스타일리시한 패션을 연출 할 수 있다.

노스케이프 관계자는 "올해부턴 타브랜드와 달리 티셔츠 전 아이템에 데오드란트(deodorant, 땀냄새 제거) 기능을 적용했다"며 "겨드랑이 부분에 수입 소재인 데오드란트 테잎이 부착돼 있어 봄ㆍ여름 외부 활동 시 땀냄새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스 마켓 타깃

'노스케이프'는 매스 마켓(mass market)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아웃도어 본연의 기능성에 충실한 품질에 거품 없는 가격을 더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이런 콘셉트는 잘 맞아떨어졌다. '노스케이프'는 론칭 반년만인 지난달 말 70개 매장을 개점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상품이 다르다'라는 입소문이 퍼진 결과다. 진정성과 고급화를 내세운 최민수, 하지원 기용의 광고 마케팅도 한몫 했다.

'노스케이프'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는 입장이다. 상품, 매장, 광고를 통한 브랜드 정체성 구축에 이어 형지의 강점인 빠른 속도의 유통망 구축으로 시장 선점 및 브랜드 파워 구축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추동 시즌부터는 자체 기획한 소재를 사용한 특화 제품과 품질 제고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노스케이프 사업부 관계자는 "'누구처럼',' 어느 정도'란 없다"며 "성공하거나 사라지거나 둘 중 하나인 아웃도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주변 어디쯤이 아닌 새로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맨땅에서 1조원 회사 일궈 낸 패션업계 신화
●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누구?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패션업계 신화로 통하는 인물이다. 동대문 한평짜리 가게에서 30년 만에 매출 1조원 규모의 회사를 일궈낸 때문이다.

최 회장은 어린 나이인 19세에 삼촌에게 부산 국제시장의 페인트가게를 물려 받으면서 사업 일선에 뛰어들었다. 의욕이 너무 앞섰던 걸까. 그는 빚을 끌어다 무리한 투자를 했고 7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그리고 3년 후인 1982년 서울 동대문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왕관 모양의 로고를 만들어 태그 마케팅을 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매출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멈출 줄 모르던 최 회장의 질주는 1993년 어름 관리를 잘못해 부도를 내면서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최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듬해인 1994년 다시 동대문에 한평짜리 가게를 마련했다. 패션그룹형지의 시초였다.

이후 최 회장은 싱가포르 브랜드인 '크로커다일'을 들여와 30~5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크로커다일레이디'를 론칭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크로커다일레이디는 2007년 국내 단일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패션그룹형지는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라젤로, 아날도바시니, 와일드로즈, CMT, 노스케이프 등 모두 8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나눔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NGO에 기아 대책 후원금을 지원하고, 아름다운 재단에 소외계층 의료비를 후원하고 있다. 또 유니세프를 통해 교육시설이 낙후된 아프리카 지역에 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