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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 검찰 수사 압력 정황… 당·청 핵심들도 직·간접 관여 소문

● 국정원 대선 개입 밝혀지는 의혹들
원세훈 구속수사 제동
청와대까지 유탄 가능성
  •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지난 20일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건을 6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처리하는데 노력하기로 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의 국정원 수사종결 시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국정조사가 실제로 열릴지 여부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정원 국정조사를 둘러싸고 여야 간에 파열음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짐은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여야는 이날 곳곳에서 국정조사를 놓고 의견 차이를 보였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국민 여론악화를 의식해 여권이 합의에 응하는 제스처를 보일 뿐 실제로는 전혀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여권 실세들이 검찰의 원세훈 국정원장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통해 검찰에 압력을 가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원 전 원장 수사 파문이 청와대로 번질 조짐이다.

'국정원녀댓글사건' 수사의 함정

  • 검찰이 14일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사건과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사진은 지난 4월 30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후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주간한국 자료사진
검찰이 '국정원녀댓글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특별수사팀(팀장 윤석렬 부장검사)까지 꾸려 수사한 끝에 두 달 만에 원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 했다.

검찰로서는 이 사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국정원 사건을 계기로 추락한 검찰의 위상을 바로잡는 절호의 계기로 삼기 위해 특별수사팀까지 꾸렸다.

민주당이 지난해 원 전 국정원장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검찰은 윤 전 특수1부장을 팀장으로 임명하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검찰의 국정원장 수사는 정국을 뒤흔드는 '폭탄'으로 변질되는 모양새다. 이 사건 수사로 검찰은 물론이고 국정원 그리고 청와대까지 유탄이 튈 것으로 보인다.

애초 검찰은 윤석렬 팀장을 비롯해 수사팀에서 조영곤 중앙지검장을 통해 검찰총장에게 원세훈과 김용판을 구속 수사하기로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청와대-법무장관의 압력이 검찰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검찰내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원 전 원장 조사와 관련해 검찰총장의 승인과 함께 최종적으로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는 것이다.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의 압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내부에서는 "누가 봐도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라고 말할 정도로 수사에 장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이 파다하다.

  • 국회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정보위원들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결국 수사의 결과보다는 과정에 흠결이 있었다는 게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며 수사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음을 시인했다.

일부에서는 검찰이 이번 사건과 같이 큰 먹잇감을 선뜻 물지 않은 것을 두고 여러 추측을 쏟아냈다. 말하자면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포효만 했지 먹잇감을 선뜻 물지 않았다. 그 배경에 황 법무부 장관이 자리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김종빈 전 검찰총장에 대한 불구속 수사지휘(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위반 혐의에 대한 불구속 지휘)와 장면이 묘하게 겹치는 대목이다.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은 천 장관의 수사지휘에 불만을 제기,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검찰은 무엇이 두려웠나

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MB정권에서 무려 4년간 국정원장을 지낸 MB 핵심 인물이고 김 전 청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동향으로서 지난 12월 19일 대선을 3일 남긴 12월 16일 밤 11시에 긴급하게 수사중간결과를 발표하도록 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현 정권의 시각에서는 둘 다 다른 의미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원 전 원장은 지난 정권 수사에 필요한 인물이고 김 전 청장은 보호해야 할 집안 식구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두 인물을 대하는 사정기관의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원 전 원장 측이 강력히 반발했다는 말도 들린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보의 수장으로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비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원 전 원장을 계속 궁지에 몰 경우 결정적인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원 전 원장에 대한 수사가 검찰과 청와대의 파워게임 양상을 보이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이런저런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사건이 워낙 휘발성이 크다보니 정부 여당과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

검찰 내부에서는 집권 여당을 대표하는 황우여 대표측과 청와대 컨트롤타워인 허태열 비서실장 그리고 박근혜정부 신실세로 부상한 이정현 홍보수석 등이 직간접으로 관여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검찰의 한 핵심 관계자는 "원 전 원장 수사와 관련해 황 장관의 압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사실이 퍼지면서 검찰 내부에 적지 않는 논란이 일었다"고 했다.

그는 "원 전 원장 사안의 성격상 황 장관 혼자 모든 걸 결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검찰 내부의 대체적인 분위기"라면서 "당ㆍ청 핵심 관계자들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의 여러 말들과 관련, 허태열 비서실장에게 이를 확인했지만 "그런 얘기들에 할말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황우여 대표측과 이정현 수석은 여러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정치권은 원 전 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 종료 후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만약 검찰이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을 구속수사 할 경우 민주당은 국정조사에서 검찰수사를 그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정부는 물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도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국정원장 수사'에 당ㆍ청이 개입했을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실제로 이번 국정원 사건을 불구속 수사하면서 윤석렬 부장검사를 비롯한 특별수사팀이 상당히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윤석렬 팀장은 노골적으로 황 장관에 대한 수사지휘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외에도 검찰내부에서는 이번 황 장관의 '사실상 수사지휘'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검찰 핵심부서의 한 관계자는 "성균관대학교 출신 황 장관은 검찰의 비주류에 속해 있었지만 박근혜정부 들어서면서 정부의 핵심인 법무부장관에 발탁됐고 검찰총장까지 지휘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주류를 형성해온 서울대와 고려대출신의 검찰인사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전시나리오의 불씨도 존재한다. 검찰은 원 전 국정원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해 공직선거법위반혐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법원의 재판과정에서 법정구속도 예상되고 있는 만큼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벌어질 국정조사에서 민주당 등 야권의 공격도 예상되고 있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측에서 고발한 사건도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국정원녀감금사건과 국정원내부정보유출 혐의 등이다. 검찰은 여.야의 공평성 차원에서 새누리당 측에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수사를 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국정원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국정원녀댓글사건'을 터뜨렸다. 그 이유는 대선에서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기관인 검찰의 입장에서 보면 작은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한편 일각에서는 검찰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검찰은 국정원녀댓글사건을 수사하면서 무너진 검찰권을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를 잡아 놓고도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며 "만약 검찰이 원세훈과 김용판을 구속수사 했다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국민이 느끼는 검찰의 위상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여전히 권력에 의해 움직이는 것 같은 모양새를 취했다. 이게 검찰의 한계일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검찰이 스스로 그 위상을 세울 기회를 차버린 것이라는 이야기다.

국정원 위기, NLL로 돌파?


새누리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 다시 쟁점화
국정조사 시기 신경전… 대상 논란도 불가피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국가정보원 직원 댓글 의혹과 관련, 국정조사 계획서를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데 합의했다. 국정원 개혁을 위한 노력도 즉각 개시하고, 여야가 합의한 정치쇄신 및 민생 관련 법안을 6월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양당은 그러나 '검찰수사가 끝난 뒤 국정조사를 실시한다'는 지난 3월 양당 원내대표 합의문에 대한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최 원내대표는 "일자리를 비롯한 민생법안, 경제적 약자 보호를 위한 입법, 그리고 국민들께서 고대하고 계시는 정치쇄신까지 여야 간 합의를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법안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전 원내대표는 "오늘 주요일간지 보도를 보니 박근혜 대통령께서 '약속이행이 정치개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딱 맞는 얘기"라며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 관련 여야지도부가 약속한 국정조사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관련 공방을 이어갔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검찰이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에 수사에 지지부진한 이유를 집중 추궁하고, 민주당이 지난해 대선 당시 신동해빌딩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점을 국정원 사건과 대비시켰다. 권 의원은 "신동해빌딩에서 70명의 직원들이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와 박근혜 후보에 대해 부정적 내용을 조직적으로 유포시켰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신동해빌딩은 중앙당에 신고된 당사"라며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맞받았다. 서 의원은 이와 함께 "검찰이 수사하지 못한 국정원의 삭제된 국정원 트위터 계정을 YTN이 검색해 2만여개의 글을 찾았다"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엇보다 여야 합의 후 한나절 만에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을 다시 쟁점화하고 나서면서 여야 합의가 현실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당장 국정원 개혁 노력에 착수키로 한 정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히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열람한 뒤 'NLL 포기' 발언을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 요구에 이념 공방용 소재로 맞대응한 것이다. 당초 원내대표 간 합의가 새누리당의 '이중 플레이'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내용적으로도 1차 합의보다 구속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노력한다'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노력의 정도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국정조사가 실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국정조사가 처리될 수 있도록 민주당이 빨리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원들이 국정원 여직원을 감금한 부분과 국정원 간부에게 고위직 임명을 언급하면서 정보를 빼냈다는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 뒤에야 국정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새누리당은 당초 합의문인 '국정원 직원 댓글 의혹 관련 사건'을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 사건'으로 바꾸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민주당을 상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한 수사는 당이 해결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정조사 실시 계획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특위가 구성되더라도 조사 대상과 범위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하다. 실제 국정조사까지 가려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번 합의로 새누리당은 국정원을 두둔한다는 비판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오히려 민주당 내에서 합의에 대한 불만이 높아 향후 합의 무산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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