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대 기업 CEO, 출신 대학 살펴보니서울대 CEO 259명 '최다'… 고려대, 연세대 2·3위서울대 이공계 파워 막강… 고대·연대보다 많아지방대 중에 '부산대' 1위… 이공계 CEO 45.3%, 점증세

서울대
능력 중시 분위기 확산

국내 1,0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서울ㆍ고려ㆍ를 지칭하는 이른바 'SKY' 출신 최고경영자 비율이 2007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 이는 재계의 학벌파괴 바람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어치가 국내 1,000대 상장기업 CEO 출신대 및 전공 현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내 'SKY' 출신 CEO는 39.5%(502명)였다. 조사 대상은 국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중 정기보고서에 대표이사 직함을 가진 CEO 1,271명이다.

2007년 당시 'SKY' 출신 CEO는 59.7%에 달했다. 이후 ▦2008년 45.6% ▦2010년 43.8% ▦2011년 41.7% ▦2012년 40.5%로 지속적 감소세를 보여 왔다. 여기에 올해 'SKY' 출신 비율이 지난해 보다 1% 더 떨어지면서 처음으로 40%대 벽이 깨졌다.

이에 따라 'SKY' 출신과 나머지 대학 출신 CEO 사이의 비율은 2007년 6대 4 정도에서 점차 3대 7로 판세가 바뀌어 가는 양상이다. 이런 트렌드 변화는 출신보다 능력을 중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연세대
한상신 유니코써어치 대표는 "과거 재계는 특정 명문대를 중심으로 한 학벌 중심의 CEO 인재 등용이 트렌드의 한 축을 이뤄왔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학벌보다 능력과 성과 위주로 인재를 발탁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또 "재계 CEO의 학벌 파괴 바람은 공기업을 포함해 기업체 일반 임원급은 물론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도 직ㆍ간접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신 20.4%로 압도적

하지만 1,000대 기업 내 단일 대학별 CEO 숫자는 여전히 'SKY' 출신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 출신별 CEO 숫자에서는 ''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 대학을 나온 CEO는 259명(20.4%)으로 2위 (125명, 9.8%)와 3위 (118명, 9.3%)를 나온 최고경영자를 합한 숫자보다 많다.

이처럼 출신 CEO가 강세를 보인 원인은 '이공계 파워'가 막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번에 조사된 출신 CEO 중 57.1%(148명)가 이공계 출신으로 파악됐다. 이공계를 나온 CEO 숫자만으로도 2~3위를 차지한 각 대학 CEO 숫자보다 많았다.

고려대
재계 CEO 숫자만 놓고 본다면, (K)와 (Y) 최고경영자를 합한 숫자보다 (S) 출신이 더 많은 이른바 'S>K+Y' 공식이 아직까지는 유효한 셈이다.

이공계 출신 '승승장구'

SKY대 다음으로 랭킹 10위권에는 한양대(90명), 성균관대(50명)가 상위권에 이름을 먼저 올렸다. 이어 중앙대(40명), 한국외국어대(36명) 순이었다. 이외에도 경북대ㆍ경희대(각각 26명), 서강대(24명)도 전국 단위 랭킹 10위에 당당히 입성했다. 지방대 중에서는 부산대가 31명으로 전국 단위 8번째로 CEO를 많이 배출했다.

전공 계열별로는 비(非)이공계 출신이 49.6%, 이공계열 45.3%로 아직까지는 이공계열 숫자가 다소 적었다. 하지만 이공계 출신이 지속적 증가 추세에 있어 2~3년 내에 이공계 출신이 비(非)이공계보다 더 많이 활약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이공계 출신 CEO 비율은 2010년 43.0%, 2011년 43.9%에서 2012년 44.4%로까지 증가했다가 올해는 45.3%까지 더 많아졌다. 재계에 이공계 출신 CEO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관리형보다는 현장 실무에 능통한 이공계 출신 CEO를 더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상신 대표는 "해를 거듭할수록 이공계 출신 CEO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앞으로 기업에서 전문경영인 교체 시 이공계를 나온 이력이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개별 전공별로 살펴보면 경영학 출신이 20.7%로 가장 많았고, 경제학(7.0%)이 다음을 차지했다. 3~5위에는 이른바 이공계 트로이카인 '전화기' 전공으로 불리는 기계공학(5.5%), 화학공학(4.6%), 전자공학(4.5%)이 많았다. 6~7위는 법학(4.4%), 무역학(3.0%) 전공자가 차지했고, 8~10위에는 금속공학(2.8%,) 전기공학(2.4%), 건축공학(2.2%) 전공이 포함됐다.



송응철기자 se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