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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국역] 주요 고전 번역 100년 걸린다

학계에서는 우리의 주요 한문 고전을 다 번역하려면 앞으로 100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이런 계산이 나왔을까?

한국한문학회가 97년 7월 교육부 의뢰로 실시한 ‘한적(漢籍)의 총목(록) 정리와 국역의 현황및 방안에 관한 조사·연구’를 보자. 이 조사에서 학회는 20장 분량 이상의 책으로 된 한문 문헌을 모두 2만8,220종으로 파악했다. 이중에서 사상이나 문학 분야 등 정신적 창의성을 지향한 것과 사실의 기록·보존을 추구한 각종 문서류, 그리고 이 두 가지가 혼합된 역사서류 등 시급한 번역이 필요한 것이 전체의 35% 정도인 9,900여종.

조사 당시 94년말 현재 번역된 520여종중 20%인 100여종은 오역 등의 문제로 다시 번역해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9,500종 정도가 국역 대상으로 남는다. 문집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한적은 대개 1행에 10자, 1면에 10행, 1책에 70∼80장 되는 것이 통례다. 따라서 한 책 원문의 양은 10자x10행x152면=1만5,200자가 된다.

한적은 종당 평균 3책 정도. 따라서 국역 물량을 원문 자수로 계산하면 1만5,200자x3책x9,500종=4억3,320만자가 된다. 한자 1자에 대응하는 국어의 양은 주석까지를 포함해 평균 4.5자. 따라서 200자 원고지로 환산되는 국역 원고 물량은 974만7,000매가 된다. 1급의 국역능력을 가진 사람이 전업으로 번역할 경우 연 평균 번역량은 2,000매 정도가 적당하다. 따라서 974만7,000매의 국역을 위해서는 1년을 기한으로 보면 5,000명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연간 100명씩 동원해도 50년이 필요하다. 그러나 고난도 한문을 90% 정도 자력으로 독해하고 현대 국어를 세련되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1급으로 볼 경우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 인력 수준으로는 70, 80년 또는 100년까지도 내다보아야 한다.

한문 고전 국역이 본격화한 것은 65년 고전국역 기관인 민족문화추진회가 설립되면서부터. 이후 지금까지 대략 503종 1,600책이 나왔다.

반면 북한은 50년대 중반부터 조직적으로 국역을 진행했다. 55년 유명한 역사학자 김석형이 ‘동국병감(東國兵鑑)’을 번역한 것을 시작으로 60년대말까지 주요 고전 60여종 100여책을 한글로 옮겨냈다. 특히 사회과학원 민족고전연구소는 유명한 작가 벽초 홍명희의 아들 홍기문의 책임 아래 ‘리조실록’을 남한보다 훨씬 앞서 완역하는 등 지금까지 74종 519책을 해냈다.

그러나 북한 번역본중 55종은 남한에서도 번역된 것이므로 남북한의 국역서를 다 합쳐도 시급한 번역 대상의 10%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광일·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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