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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탐구] 산행 뒤에 느끼는 자신감으로 '마음 두둑'

산은 무엇일까? 그것도 10년째 같은 산, 같은 고개를 반복해 오르내린 사람에게 산이란 어떤 것일까? 지난 5월 30일로 문경새재 등반 500회를 맞은 팔순의 사업가 진상태씨는 단순히 위염을 고치자고 이곳을 찾은 건 아닌 듯하다. 그 답이 최근 ‘월간 석유업계’에 연재된 그의 에세이 속에 나와 있다. 일부를 압축해 옮겨싣는다.

산을 걷기 전 산을 수호하는 신에게 재배하며 예를 갖추었다. 그 전날 나는 Y회사의 어음을 결재하지 못해 극도로 불안한 상태였다. 부도의 불안 속에 Y사 관계자를 만나 간곡하게 결재 연기를 부탁했고 승낙전화는 은행 마감시간이 임박해서야 겨우 떨어졌다. 이런 불안초조 속의 사태가 매일매일 일어나니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 산길을 걸으며 ‘저는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느님 저를 살려주십시오’를 수없이 연호했다. 공기는 맑았다. 이 공기를 들이마시며 흙길을 걸어가니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태고적부터 지니고 있는 정적이 계곡의 물소리로 깨어졌다.

갈수록 물소리는 커졌지만 오히려 소란하게 느껴지지 않고 더욱 적막을 더해주는 소리로 들렸다. 수안보에 들러 온천을 하고 젖은 옷을 갈아입은 뒤 음성인터체인지로 떠난다. 중부고속도로의 정체를 피하려면 오후 4시 전에 이곳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산행을 마친 후 돌아가는 길은 늘 자신감으로 두둑해진다. 호연지기가 생겨 자금이 부족상태에 있어도 그리 걱정되는 것이 없다. 서울 근교의 공기가 아무리 맑다 해도 인적 드문 문경새재만큼 깨끗하겠는가. 무엇보다 나는 정이 들어 이곳이 그 어디보다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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