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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증시 먹구름 언제 걷히나

[경제전망대] 증시 먹구름 언제 걷히나

“현재의 증시는 뱃속에 납덩이가 가득 들어있는 중국산 복어와 같다.” “악재는 의구하되 호재는 간 데 없다.” “증시는 악재로 뒤덮인 사면초가에 빠져있다. 사상 최대의 상반기 경영 실적 등 호재에는 소 닭보듯 하고, 악재에는 손대면 톡 터질 것처럼 민감하게 반응하고….”

증시가 무기력 증세를 벗어나지 못한 채 횡보를 하는 것에 대해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부분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주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장대비가 투자자의 빗물로 변해 여의도 증권가에 폭우를 쏟았다. 12월 결산 상장사의 사상 최대 상반기 실적, 난산을 거듭했던 현대의 자구 계획안 발표, 정부의 코스닥증시 활성화 방안 추진 등에도 불구, 증시는 맥없이 무너졌다.


코스닥 추락, 무기력 증시 횡보 거듭

코스닥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주 심리적 마지노선(110선)마저 깨졌다. 이대로 가면 100선이 붕괴돼 70∼80선까지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였던 3월9일에 비해 지난주 무려 62%나 빠졌다. 코스닥 종목 투자자들은 동토에서 얼어죽을 지경이라며 정부의 ‘특효약’을 목이 빠져라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주 ‘벼룩눈물’만큼 반등(1.48포인트)했지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처럼 750선 고지를 놓고 등락을 반복했다. 700선까지 밀렸던 종합주가지수가 750선을 향해 치고 올라갈 때마다 기관과 외국인투자가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내다팔아 700선대로 되밀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반토막, 3분의1 토막난 개미들은 더이상 기관과 외국인의 먹이가 되기 싫다며 여의도에서 ‘회군’(증시엑소더스)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물정 모르고 입질하는 개미들은 해독되지 않는 중국산 납복어(증시공급과잉 및 주가 추락)를 덥썩 먹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증시가 맥을 못추는 것은 고질적인 수급 불균형, 재료부족, 고객 예탁금 감소, 정부의 불투명한 개혁 방향 등에 따른 심각한 합병증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집권 2기를 이끌어 갈 진념 새 경제팀은 중단없는 개혁을 천명하고 있지만 시장은 ‘글쎄올시다’라는 반응이다. 진념 경제팀은 출범하자마자 현대에 질질 끌려다녀 시장과 외국인의 불신을 잔뜩 사고 있다.

게다가 10월 이후 연말까지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 물량이 10조원을 넘어 자금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선 10월 위기설마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복어 속에 납덩이는 가뜩 들어있는데도, 겉으로 드러난 모양만 보고 펀더멘털(경제기초여건)이 괜찮다고 견강부회하는 관료들, 속보이는 꼼수로 위기를 어정쩡 넘으려는 현대 경영진들…. 어느 것 하나 시장에게 엔돌핀을 나오게 하는 호재들이 없는 실정이다.


정부 코스닥·벤처살리기, 약발 받을까

정부는 이번주 고사위기에 코스닥 및 벤처기업을 살리기 위해 대기업의 코스닥진입 규제, 인수합병시 양도세 면제 등 활성화 카드를 내놓을 예정.

그러나 정부의 보따리는 고질적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시장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각종 연기금을 동원한 주식매입 등 화끈한 카드를 내놓을 것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부상병’(부실 금융기관 및 현대 등 부실 기업)과 ‘쓰레기’(부실채권)를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장으로부터 흡족한 OK사인을 받지못한 현대 사태는 주중에 현대차의 계열분리,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재출자,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의 일선퇴진 등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

시장은 현대가 4차례의 입장번복을 거쳐 지난주 발표했던 자구계획(정주영 전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 장중 매각 등)에 대해 우호적인 박수를 보내지 않고 있다.

마라토너가 반환점을 돌아 힘겹게 경기장(시장)에 들어섰지만 박수치는 관중(시장참여자)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대는 늑대소년 증후군을 앓고 있다. 늑대 소년이 개과천선해서 진실을 이야기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9월1일은 대우 전 경영진의 천문학적인 부실(25조원 규모)을 묵인해 준 대우 회계법인의 부실 감리 조사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김우중 전회장 등 경영진 문책과 부실을 방조한 내노라하는 국내 유명 회계법인에 대한 제제수위를 내놓을 방침이어서 재계 금융계 회계법인 등에 메가톤급 태풍을 몰고올 전망이다.

이의춘 경제부 차장 eclee@hk.co.kr

입력시간 2000/08/2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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