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계측기 시장을 선도할 이지디지탈

국내 계측기 시장은 연간 수요의 90% 가까운 물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틈새에서 국내기업으로서 선전하고 있는 기업이 이지디지탈이다.

1988년 8월에 광덕전자의 전자사업부를 인수하여 설립된 이지디지탈은 현재 자본금 24억 5,000만원이며, 종업원이 140명에 달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2000년 매출은 240억원(잠정치).?

이지디지탈이 계측기 시장에서 경쟁역량을 확보하려면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판단되는데, 이지디지탈은 1999년 9월 LG정밀의 범용계측기사업부문을 인수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사업부 인수를 통해 LG정밀에 근무하던 마케팅과 개발 전문가 25명을 동시에 영입하여 기존 제품인 오실로스코프 생산라인을 범용계측기 생산으로 확장시켰다.

또한 통신장비부문에서는 미국의 통신회사인 ADC와 제휴를 통해 기술이전 및 공동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 제휴를 통해 이지디지탈은 라우터, SDU 등 통신장비의 생산 및 마케팅 기반을 확보하였다.

현재 이지디지탈은 통신장비부문에서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우터를 기반으로 HomePNA, T-LAN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ADSL 모뎀과 위성수신카드까지 겨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지디지탈은 통신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출발했다고 평가되지만, 사업확장에 있어서는 다른 벤처기업들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던 벤처기업들이 무차별한 사업확장을 통해 채 꽃을 피우기도 전에 존립기반이 흔들린 경우를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지디지탈은 유관분야에서만 사업확장을 추진하고 있어 이런 위험은 적다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대표상품의 시장지위를 명확히 다지는 가운데 사업확장을 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계평 ECUNION 리서치 팀장

입력시간 2001/01/0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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