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돋보기] 술과 아내 그리고 예술 등

◐ 술과 아내 그리고 예술

서울대 음대를 나와 미시간주립대 음악박사, 차이코프스키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명예박사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으로 재직중인 이강숙 총장의 자서전적 이야기.

교육자로서, 문학 애호가로서, 그리고 술과 바둑을 좋아하는 범인으로서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을 솔직담백하게 기술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 추억과 문학 열병을 앓던 청년기, 음악의 본질과 불멸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신의 음악 열정을 간결하고 명료한 문체로 서술한다.

빠르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단문이 원로답지 않은 발랄한 인상을 풍긴다. 마지막 3,4부에서는 우리 나라의 교육현실과 음악 풍토에 대한 신랄한 지적도 하고 있다. 이강숙 지음, 창작과비평사 펴냄.

◐ 토요일에 죽다

끊임없이 자라나 일주일 안에 세례, 결혼, 죽음에 이르는 삶의 모든 과정을 거친 한 남자가 겪는 소동을 다룬 픽션. 다소 황당하면서도 실험적인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천국을 담당한 천사 성 웨인이 이제 막 세상을 떠난 주인공 솔로몬에게 그의 삶을 기록한 책을 읽어주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도 기발하다. 지극히 비현실적이지만 짧은 시간, 하나의 배경 안에서 일어나는 복잡다단한 사건과 대화를 가벼운 필치로 부담 없이 그려내고 있다.

성장을 멈출 수 없는 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어른이 되는 것을 미루고자 하는 현대인을 비판한다. 독자들에게 나름대로의 삶에 대한 고찰을 일으킨다. 댄 구치 지음, 지현 옮김, 황금가지 펴냄.

◐ 두 얼굴의 과학 과학과 대중간의 의사 소통 문제인 '과학의 대중화'에 관한 대안을 제시한 책. 과학 기술은 인류 복지와 평화의 토대가 되기도 하지만 지구 파괴의 무기가 될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과학 기술은 이제 과학자들만의 것이 아닌 대중과 함께 공유해야 하는 정보이자 지식이다. 이 책은 난해한 과학을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 대중은 과학에 어떻게 관여할 수 있는가, 그리고 과학은 정치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또한 사이비 과학을 과대 보도하는 대중 매체에 대한 비판과 대중이 과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소개한다. 제인 그레고리&스티브 밀러 지음, 이원근(김희정 옮김, 과학문화재단 기획.

◐ 모스끄바여! 안녕, 우리는 지금 시베리아로 간다

시베리아를 횡단 열차를 타고 가며 느낀 러시아를 소개한다. 숫자상에 나타난 지표로 러시아를 평가하는 오류 등 그간 잘못 알려진 러시아의 실상을 보여준다. 김산환 지음, 성하출판 펴냄.

◐ 한국의 지성 100년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를 거쳐 군사 독재 시절, IMF 구제 금융 체제에 이르는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를 이끌어가고자 했던 지식인들의 모습을 다룬 최초의 연구서적. 장회익(임현진 공저, 민음사 펴냄.

◐ 왕비가 되려다 첩이 되었네

출가한 딸의 어머니이자 장모가 된 한 여인이 가슴속에 웅크리고 있던 비사를 털어놓고 있다. 미용사로 일했던 시절, 딸 아이의 호적이 지워졌던 이야기 등 공개하기 어려운 내용이 들어있다. 이영순 지음, 삶과꿈 펴냄.

◐ 이런, 이게 바로 나야!

나 자신을 인식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자아 혼돈 시대에 온전한 '나'에 대한 자문을 던지게 하는 책. 19명의 세계 지성과 나누며 '나'의 실체에 접근한다. 더글러스 호프스태터(다니엘 데닛 공저, 김동광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 모랫말 아이들

황석영이 보내는 어른을 위한 동화집. 한국 전쟁 직후인 1950년대 서울 한강변을 배경으로 작가 분신인 소년 수남을 통해 혹독했던 현대사의 아픈 풍경을 정감 있게 그린다. 황석영 지음, 문학동네 펴냄.

입력시간 2001/02/0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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