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애니메이션] 비빔툰1, 2

▣ 비빔툰1, 2
홍승우 지음

만화 속에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우주를 탐험하며, 피터팬처럼 하늘을 날고, 천당과 지옥을 넘나든다.

뿐만 아니라 초능력과 가상의 미래도 있다. 믿기 힘든 우연과 필연, 무소불위의 전지전능함도 있다. 만화가 비록 1차원적 평면 위에 그려진 그림 조각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서 독자는 무소불위의 절대자가 될 수 있다.

홍승우의 작품 '비빔툰'(한겨레신문 출판부 펴냄)은 요즘 인기를 끄는 황당한 SF나 환타지, 코믹 멜러, 폭력물 같은 흥미성 만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우리의 진솔한 삶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사실적인 만화다.

우리 일상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한편의 일기장과도 같은 만화다. 결코 센세이션하지 않지만 주는 감동은 매우 크다.

'비빔툰'은 삼십대 보통 가정의 일상을 잔잔한 웃음과 위트를 소재로 삼고있다. 지난해 출간된 1권은 한 30대 평범한 직장인인 '정보통'이라는 한 소시민이, '생활미'라는 평범한 여성과 결혼해 가정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번에 나온 2권은 이들이 하루하루 반복되는 단순한 삶과의 전쟁을 치르면서 아이를 키우는 '육아'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이 작품은 제목마다 6~8컷의 만화로 이뤄져 있다. 한 여인과 만나서 결혼해 아이를 키워가며 살아가는 한 소시민의 가정사를 잔잔하게 보여 준다. 조금의 과장도, 약간의 기교도 들어있지 않다. 만화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약간의 위트만 가미했을 뿐이다.

이 만화에는 거창한 메시지나 교훈이 있진 않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래 맞아, 맞아"를 연발하게 하는 공감대를 성형하게 해준다. 반복되는 일상에 찌들어 잠시 가정과 아내, 남편, 자식을 잃고사는 현대인의 입가에 작은 미소를 머금게 해주는 청량제 같은 만화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3/20 22:16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