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세계 여성영화의 흐름 한 눈에

■ 제3회 서울 여성영화제

'여성의,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영화.' 제3회 서울여성영화제가 4월15일부터 22일까지 동숭 아트센터 동숭홀과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다.

세계 여성영화의 흐름을 소개하고 아시아 지역의 여성영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서울여성영화제는 국내 여성 영화인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활동중인 여성영화인을 만날 수 있는 자리.

올해는 후지오카 아사코, 테자스위니 니란자나, 황위샨, 다이진후아, 아네스 바르다, 바바라 해머, 글레니스 로우 등이 참석한다.

서울여성영화제는 올해 7개 부문에서 모두 68편의 여성영화를 소개하고 3차례의 포럼을 개최한다. 상영 프로그램중 핵심은 뉴 커런츠. 김소영 영상원 교수가 감독한 개막작 다큐멘터리 '거류'를 시작으로 모두 20여편의 최근작이 상영된다.

올해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여성 스포츠 영화. 일반적으로 남성 영화로 인식되어 있어 그동안 여성이 알게 모르게 배제되어온 분야다.

'걸 파이트'(캐린 쿠사마 감독), '섀도우 박서'(카티나 벤코우스키 감독)는 권투, '가이아 걸즈'(킴 론지노토 감독)는 프로레슬링에 도전하는 여성의 이야기로 고정관념의 전복을 시도한다.

관습과 통념에 도전하기는 섹스와 사랑을 그린 영화도 마찬가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 사랑을 기다리기 보다는 쟁취하는 여성, 여성간의 금지된 사랑 등이 올해 상영작의 두드러진 흐름이다.

'마리의 이중생활'(비르지니 와공 감독), '섹시한 느낌'(다비다 알렌 감독), '맨스필드 파크'(패트리샤 로제마 감독), '태양의 딸들'(마리암 샤리아 감독) 등이 특히 볼 만할 듯.

뉴 커런츠 외의 상영부문은 프랑스 누벨 바그의 유일한 여성 감독이었던 좌파 페미니스트 아네스 바르다의 회고전과 대만 현대 여성감독전, 한국영화 회고전, 여성과 전쟁, 기억에 관한 영화를 다룬 쟁점, 여성영상공동체, 아시아 단편경선 등이다. 작품마다 상영 뒤에는 감독과 관객이 만나는 시간이 마련된다.

포럼은 16일, 19일, 20일 3일에 걸쳐 열린다. 첫번째 포럼의 주제인 '바르다의 영화세계와 여성주의 미학의 가능성'와 두번째 포럼 '포화속의 여성들-여성의 기억, 폭력의 재현'은 상영 부문 프로그램을 근거로 이론적 논의를 이끌어낸다.

마지막 포럼인 '성을 둘러싼 골치거리들;젠더 트러블'에서는 코미디 영화에 나타난 성을 둘러싼 웃음과 억지 화해, 그리고 그 전복적 가능성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한편 주최측은 영화제 기간 중 '아시아에서 여성이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과 현실을 지닌 아시아 지역에서 여성 영화가 갖는 의미와 역할을 논의하는 아시아 여성영화 국제포럼(18일 오전10시)을 개최하고, 여성운동가의 밤(17일 오후 8시), 여성 영화인의 밤(18일 오후 7시), 아시아 단편경선 부분에 응모한 여성감독이 모이는 우리들의 밤(21일 오후 8시)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개최한다.

관람료는 4,000원이며 전화(02-1588-7890)와 인터넷(www.wffis.or.kr)으로도 예매 가능하다. 아이가 있는 여성관객을 위해 오전 10시30분~낮1시30분까지는 놀이방을 운영한다. 문의전화는 (02)541-3919

[연극]



ㆍ웰컴 투 배비장 하우스

극단 연우무대가 고전 배비장전을 현대화했다. 성에 관한 언어폭력, 사내 성폭력, 성 상품화 등 현대사회의 무책임하고 무절제한 성관념을 풍자하겠다는 것이 제작의도다.

현실에 존재하는 한 회사와 가상공간의 섹스 테마파크인 배비장 하우스를 오가며 벌이는 배과장의 이야기가 코믹하게 그려진다. 민복기가 문원섭과 같이 극본을 쓰고 연출까지 겸했다. 출연진은 신덕호 소기호 장석용 박경은 서정연 김성태. 4월22일까지 바탕골 소극장. (02)762-0010

[미술]



ㆍ이강자

'한국 환상곡-코리아 판타지'라는 제목으로 마련된 이강자의 개인전. 생명과 존재에 관한 근원적 질문을 작품으로 표현해온 작가가 일종의 구도작업으로 매진해온 신작을 선보인다.

이전작과 마찬가지로 한국적 소재와 일필휘지의 기법이 주로 사용되었다. 'Where am I going?'(나는 어디로 가는가?), 'Is the life a maze?'(인생은 미궁인가?) 등 철학적인 제목을 단 회화 28점과 조작 설치 작업 등. 4월27일까지 포스코 미술관. (02)3457-0793


ㆍ이승철

한국화가 이승철이 '한국의 빛깔 그리고 시각, 촉각'이라는 제목으로 4월17일부터 29일까지 현대예술관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쪽 치자 꼭두서니 등의 재료를 사용한 천연염색 작업과 전통보자기 연구를 통해 한국 전통의 빛깔과 조형성의 재현에 주력해온 그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 전통 스타일의 천연염색 보자기 외에 '시간 속으로', '긴 여정' 등 현대 회화의 느낌을 살려 보자기, 종이나 천 위에 색을 칠한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052)230-6134

[국악]



ㆍ사계

여성 4인조 가야금 앙상블 사계의 연주회. '가야금으로 듣는 비발디의 사계'라는 제목으로 4월14, 15일 오후 7시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에서 열린다. 전통 12현 가야금은 물론 개량 가야금을 이용, 국악과 양악, 전통과 현대와의 크로스 오버를 지향하는 곡을 연주한다.

얼마전 발매된 자신들의 가야금 사중주 음반 수록곡도 선보일 예정. 설치미술가 이형주가 이번 공연을 위해 제작한 영상물이 무대를 꾸민다. (080)337- 5337


ㆍ주미하

젊은 가야금 연주자 주미하가 네번째로 갖는 가야금 독주회. 중앙대 음대, 동 대학원 졸업 후 베이징의 중국음악학원에서 중국 전통악기인 고쟁을 배워온 그의 이번 연주회는 전통 가야금을 이용한 '성금연류 가야금 산조'와 개량 15현금을 이용한 '성금연작곡 새가락 별곡'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4월18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 (02)583-6295

[영화]



ㆍMOB 2025

4월14일 공개되는 인터넷 영화. 제작비 6억원에 이정재 유지태 최윤영의 호화 캐스팅, 3D 전문회사의 컴퓨터 그래픽, 대형 사이트 상영 등 인터넷 영화의 블록버스터라 할만한 작품이다.

또 영화의 주요 장면 3곳에서 수수께끼나 퍼즐이 등장, 관객이 이를 풀어야만 영화가 계속 진행되는 일종의 게임이기도 하다.

핵전쟁 이후인 2025년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강압적인 통치자 염호림의 호위대장과 그에 맞서는 지하조직의 리더로 갈등하는 두 친구와 846년 장보고가 숨겨놓았다는 청해진 보물지도를 찾으려는 한 여인이 등장하는 SF 액션물이다. 감독 권형진.


ㆍ기프트

키아누 리브스, 힐러리 스왱크, 케이트 블란체트, 지오바니 리비시 등 낯익은 얼굴이 나오는 미스터리물. '이블 데드', '다크맨' 등 공포영화에 주력해온 샘 레이미 감독의 최신작이다. 조지아주 늪지대의 작은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살해된 제시카의 영혼은 마을을 떠돈다.

겉으로 보이는 평온함 뒤에 숨겨진 공포와 불안, 부정, 비밀 등이 속속 드러나며 마을은 온통 공포에 휩싸인다. 이에 영적 투시력을 갖고 있는 애니가 마을을 위해 사건을 풀어나간다. 4월14일 개봉.

[무용]



ㆍ은하철도 000

열정과 파격이 가득한 춤으로 널리 알려진 안은미의 신작.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일본 만화 '은하철도 999'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안은미가 메텔로 분해 28명의 무용수와 함께 거대한 테마파크로 변해버린 미래의 지구를 위해 춤을 춘다.

극본은 영화감독 이재용과 문화평론가 서동진이 썼고 영화 '하루'의 아트 디렉터 정구호, '단적비연수'의 특수분장사 윤예령, 신세대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 국악그룹 공명 등 각 분야의 재주꾼이 다수 참여한다. 4월12일~15일 LG 아트센터. (02)2005-0114

[대중음악]



ㆍ래리 칼튼 & 스티브 루카서

재즈와 록을 대표하는 두 기타리스트 래리 칼튼과 스티브 루카서가 국내 팬을 만난다. 퓨전재즈 기타리스트 칼튼와 록그룹 토토의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 루카서가 협연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8년.

이후 두 사람은 서로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절묘하게 결합한 무대로 명성을 쌓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Room 335', 'All blues', 'Cause we've ended as lovers' 등 잘 알려진 곡을 연주한다. 4월15일 오후3시/7시 센트럴시티 밀레니엄 홀. 4월17일 오후 7시 연강홀에서는 두 사람이 시범연주와 관객의 질문에 대답하는 마스터 클래스가 마련된다. (02)501-5330

[클래식]



ㆍ라 트라비아타

베르디 서거 100년을 기념해 마련된 특별공연 '비바 베르디'의 첫번째 무대. 그의 대표작이자 국내 최초ㆍ최다 공연작인 '라트라비아타'(춘희)를 국립오페라단과 글로리아 오페라단이 함께 꾸민다.

연출은 박수길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비올레타 역을 맡은 이탈리아 출신 소프라노 루치아노 세라와 볼쇼이 오페라단의 솔리스트인 바리톤 유리 베데네예프의 제르몽 역이 특히 기대를 모은다. 음악은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4월13일~18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02)580-1300

『 시사실 』


◆ 내 마음의 비밀

아이들은 어른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도 어린 아이의 눈을 통해 들여다보면 무심코 지나치던 것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동시에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은 그 아이가 자라나는 성장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성장영화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페인 영화 '내 마음의 비밀'은 아홉살짜리 소년의 눈을 통해 한 가족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린 성장영화다. 형과 함께 도시에서 이모들과 사는 하비. 휴가를 맞아 엄마와 삼촌, 할아버지가 사는 시골로 놀러간다. 엄마는 죽은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지만 형 후안은 아버지의 의자에 앉으면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겁을 준다.

한밤중에 몰래 그 방에 들어간 하비는 엄마와 삼촌의 신음소리를 듣는다. 혼란스러워진 하비.

그러나 이모와 삼촌, 형, 친구에게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며 점차 사랑과 슬픔, 이해와 용서 같은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말보다는 등장인물의 표정으로 보는 이로 공감을 얻어내는 몽소 아르멘다리스가 극본과 감독을 겸했고 카르멜로 고메즈, 실비아 문트 등 스페인의 일급 배우들이 마치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듯 천연덕스런 연기를 펼친 안도니 에르부르를 받쳐준다. 아이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저렇게 자라나는구나를 새삼 느끼게 하는 영화. 4월14일 개봉.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4/13 15:15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