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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클리닉] 음경과 인간

[남성과 클리닉] 음경과 인간

인간과 닮은꼴 동물인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의 성기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 크기에 실소를 머금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들의 음경은 이완되어 있을 때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작아서 인간의 거대한(?) 그것과는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인간의 음경이 큰 이유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이론은 '정자 전쟁(Sperm Wars)'의 저자인 '로빈 베이커(Robin Baker)'가 제시한, 격렬한 정자전쟁론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즉, 초기 인류들에서는 여성이 여러 남성의 정자를 지닐 수 있었기 때문에 한 남성에 속한 정자들 끼리는 생존을 위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역할 분담을 하게 되었다.

이들은 다른 남성의 정자를 공격하거나 몰아내는 정자들, 난자와 결합하는 임무를 가진 정자 등으로 나뉘어 다른 남성의 정자들과 생존을 건 전쟁을 치루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다른 남성에 비해 음경이 길어야만 자궁경부 가까이에 정자를 진입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음경이 발달하였다는 것이다.

커다란 음경에 대한 동경은 비단 남자에만 국한 되어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본능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시대에나 큰 음경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있었을 것이고, 작은 음경을 좋다고 하는 여성들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우리 나라도 과거부터 남근석(男根石)을 향해 아들 낳기를 기원하면 성사된다는 전설이 고을마다 존재하고 있었다. 모양도 그럴듯한 매우 큰 남근석에 정화수를 떠놓고 간절히 기원하는 아낙네는 칠거지악(七去之惡)을 모면하려는 바램도 있었겠지만 앞으로 태어나게 될 사내아이의 건강과 함께 남근석을 닮은 크고 굳센 고추를 달고 나오기를 간절히 소원했을 것이다.

최근 정력 증강을 위한 노력이 매스컴의 상당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성기를 키워주는 방법들에 대한 기고도 자주 등장한다. 비뇨기과 의사로서, '신체 여타 부위는 살이 쪄도 유독 그곳(?)만은 살이찌지 않느냐?' 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그 이유는 남자의 성기는 주로 혈관으로 이루어져 있고, 또 피하조직은 윤문상조직(Areolar tissue)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지방이 축적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신의 다양한 수술 기법을 이용하여, 살이 찌지 않는 곳에 자가진피지방을 이식함으로써 음경의 굵기를 확대시킬 수 있고, 더불어 성기를 걸고 있는 인대(Ligament)의 일부를 절개하여 숨어있는(?) 1인치를 찾아서 이완시의 가시성(可視性)까지 증대시켜 줄 수 있게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발기된 성기의 크기가 5㎝만 넘으면 정상적인 음경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이러한 의학적 기준도 본인 스스로 왜소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설득력 없는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다. 성기확대를 위해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의학적 기준을 굳이 적용하지 않더라도 이 분은 보통의 남성들 보다 결코 왜소하지 않았던 까닭에 굳이 수술을 할 필요가 없겠다고 말해 주었다.

헌데, 한참 설명을 듣고 난 그 환자는 "의사 선생님! 너무 선생님 기준으로 생각하시는 것 아닙니까? 저의 비교대상은 저에게 왜소하다는 열등감을 심어준 제 친구놈이예요!" 라고 항변하듯이 말했다.

뭐라고 할 말을 잃은 필자는 자존심이 상하기는 했지만 그 환자의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성기를 만들어 주며 최선의 서비스를 했다.

수술을 끝낸후 자위하기를 '어쨌거나 팔등신 미스코리아도 더 예뻐지려고 성형수술을 하는 시대인데 뭘...' 이라며 애써 생각했지만 필자가 크기로 무시당한 것 보다도 온갖 자료를 동원하여 정상이라는 사실을 입증 시켰는데도 무조건 수술을 해달라는 막무가내형에 대한 섭섭함이 더욱 컸던 것이다.

동물학자 '제인 구달(Jane Goodall)'은 나이지리아 곰베(Gombe) 침팬지들의 행동 양상중 수컷 피그미 침팬지가 암컷에게 구애(求愛)하고자 할 때는 몸을 뒤로 젖히고 발기된 성기를 보여주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로 부터 그는 '커진 음경'은 자신의 성적인 욕구를 보여주고 또 상대방의 흥미여부를 묻는 행위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어찌되었든, 다른 영장류에 비해 인간의 고환은 필요이상 많은 정자를 생산하고 있으며 성기도 체격에 비하여 엄청나게 커진 것이 사실인데, 이보다 더 커지려는 것은 본능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과시욕인지 학자들간에 논란이 많다.

입력시간 2001/06/0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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