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카페(63)] 시차적응

피서의 계절, 해외로 떠나는 피서객이 부쩍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해외여행으로 인한 시차증상이 종종 대화의 주제가 된다. 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올 여름여행은 시차극복의 과학상식을 지참하고 떠나자.

시차증상이란, 새로운 시간대(해외)로 이동할 경우 우리 신체리듬에 부조화가 나타나 일어나는 뇌증상의 일종이다.

특히 시차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깨어있음(alertness)과 수면(sleep)" 의 반복리듬인데, 이 리듬은 햇빛, 식사, 사회활동 등과 관련이 있고, 한 주기는 하루보다 한시간이 긴 25시간이며, 뇌의 상교차 핵이 조절한다.

시차증상은, 밤에 멀뚱하고 낮에 졸리거나, 소화불량, 심적 불안, 집중력 저하, 기억력장애, 반사기능 둔화, 두통, 현기증 등으로 나타난다.

표면적으로 시차의 극복에는 2-3일 정도 걸리지만, 시간차가 많이 나는 곳일 경우 7-10일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통상적으로 신체의 모든 생리적인 기능이 현지에 완전히 적응하는데는 8일 이상이 소요된다. 그래서 8일이상의 체류 후에 귀국하는 경우 한국에서의 재적응 시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시차증상의 주된 요인으로는, 빛의 조절 여부, 통과한 시간대의 수, 여행방향(동쪽 또는 서쪽), 비행기 탑승 시간과 현지 도착시간, 그리고 현지에 머무르는 시간 등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에 따르면 동쪽으로 비행하거나, 태양의 반대쪽으로 여행하면 시차증상은 서쪽으로 향할 때보다 더 심해진다. 생체리듬 주기가 25시간이기 때문에 서쪽으로 여행할 경우 하루가 길어져서 생체 시계가 적응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동쪽으로 여행하면, 신체가 자연적인 경향에 억지로 역행하게 되어 시차증상이 심화된다.

시차증상의 최소화를 위해서는 초저녁에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일정을 잡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럴 경우 잠자리에 들기전 간단한 휴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 가볍게 먹고 산책을 한 후에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3일 이내의 짧은 여행이면 가급적 한국의 시간에 맞추어서 생활해도 좋지만, 긴 여행일 경우 시차극복을 위해 비행 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비행전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비행하는 동안이 도착지의 한밤이면 잠을 청하고 낮이면 깨어 있어야 한다. 깊은 수면을 위해서 귀마개, 안대, 부풀리는 베개, 스웨터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다.

만약, 서쪽으로 여행할 것이고 약간의 일상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면, 출발이전 3일 동안 매일 한시간씩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하고, 동쪽으로 여행할 것이면, 거꾸로 하면 된다. 음식과 함께 먹는 음료수 이외에 매 6시간마다 1리터의 물을 마셔라.

비행기 안은 건조하기 때문에 탈수가 쉽게 일어난다. 탈수는 근육으로 흐르는 혈액의 감소와 콩팥의 기능 저하를 초래, 피로를 부르면서 시차증상을 악화시킨다.

특히, 알코올은 절대 피해야 한다. 알코올은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고 탈수를 조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내에서도 최대한 움직여야 한다. 스트레칭이나 통로 걷기, 앉아서 몸풀기 등으로 몸에 피로를 쌓이지 않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잘먹어야 한다. 하루 전부터 가볍게 여러번 먹는 것이 좋다. 여행직전에도 먹어라. 하지만 과식은 위에 부담을 주므로 피하고, 당이 많은 스낵, 카페인도 수면을 방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현지에서의 시차극복 방법으로 낮잠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것도 좋다. 한낮에 10-30분 정도 자는 것은 시차와 피로의 회복에 효과 만점이다.

일부에서는, 비타민 B 대용품인 NADH, 또는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복용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인위적인 수면제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좋다. 특히 효능이 강한 수면제의 숙취효과는 다음날 수면부족감을 증가시키고 수면도 방해하기 때문이다. .

시차극복을 위한 철저한 준비는 곧바로 여행의 흥미와 사업의 활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 올 여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모든 분들이 꼭 간직해야할 상식이 아닐까 싶다.

입력시간 2001/06/2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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