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접으며] So What?

연예인과 정치인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은 인기 얻을 기회만 주어진다면 자신의 몸(?)을 던져서라도 이를 잡기위해 몸부림친다. 물론 돈은 인기에 수반한다.

정치인들도 이점에 있어 마찬가지다. 선거 판에서 승리할 수 만 있다면 라이벌에 대한 음해와 흑색선전, 마타도어,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인간성과 자신의 명예에 먹칠을 해서라도 반전을 꾀한다. 돈은 당선 뒤 자기관리(?)에 달려있을 뿐이다.

그러나 연예인 스캔들은 인기에 치명적인 상흔을 남겨줄 때가 많다. OㆍB양의 비디오는 개인의 사생활이 본의 아니게 타인에 의해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사례다.

또 연예계에서 소위 ‘뜨기 위해’서는 몸(?)까지 상납해야 하는 구조적 먹이 사슬의 피해자는 정작 연예인 본인들이다. 마약과 불륜 스캔들은 여기에서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스캔들 이후 이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사랑’이라는 순수성을 앞세워 눈물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일상의 외도로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관객들은 참회하는 이들의 눈물연기를 꼭 보려 하고, 연극이 끝나고 막이 내리면 모두가 잊혀진다. 비디오와 마약, 불륜, 거짓말…, ‘So what?(그래서 무엇이 문제냐?)’

정치판은 예외인가. 자신의 의지와 약속을 담은 말(言)이 몸보다 더 커야 할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는 연예계보다 더 하다.

정치판에서 “물러나겠다”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아들이 돈을 받아도 나는 몰랐다”는 So what? 이 횡행한 것이 우리 정치판의 근간이다.

그러나 보니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에서 불리하면 판을 깨는 것은 당연하고 병역비리의 진실이 밝혀져도 사퇴할 필요가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정치판에는 참회의 눈물은 없다. 그저 So what? 뿐이다.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국무총리 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장학만 기자

입력시간 2002/08/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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