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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공화국] 집은 남는데 국민 절반이 셋방살이
사무직 내집마련에 22년 걸려, 집부자·땅부자로 빈부격차 심화



부동산 투기 실태와 폐해는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실 손낙구 보좌관이 작성한 ‘통계로 보는 부동산 투기와 한국경제’(www.minsim.or.kr)를 간추렸다. 70여 건의 자료를 바탕으로 1년 여에 걸쳐 작성한 86쪽 분량의 보고서다.

손 보좌관은 우리 사회의 부동산 문제를 세 가지로 꼽고 있다. 첫째는 부동산 가격이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높게 폭등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 결과 서민생활이나 국가 경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고, 마지막은 부동산을 일부 부유층이 독식해 엄청난 이익을 챙김으로써 빈부격차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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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은 남는데 국민 절반이 셋방살이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는 세계에서도 그 유래를 찾기 어렵다. 1964년부터 서울을 비롯한 12개 주요 도시의 땅값 변동을 보면 지난 40년간의 주요 도시 땅값은 780배, 서울은 954배 올랐다. 그간의 소비자물가는 38배 상승했다. 그 결과 건교부가 추산한 2005년 전국의 땅값은 2,041조 7,215억원. 현실화 율 91%를 반영하면 약 2,300조에 이른다. 공시지가가 국공유지 등 비과세대상 토지를 제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국토(남한) 약 4분의 3 가격이다. 캐나다를 6번, 프랑스를 7번, 미국을 절반 살 수 있는 액수다.

부동산 소유 여부에 따른 빈부 격차는 엄청나다. 땅 부자 1.3%가 사유지(전체 국토의 70%에 해당)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또 미성년자가 보유한 땅도 서울 여의도 면적의 21배에 이른다. 주택의 경우 5~29채를 보유한 집 부자가 22만 명에 달한다. 그 결과 주택 보급률은 102%선을 상회하고 있지만, 50%(841만 세대)의 세대가 무주택이다. 집은 남는데 국민의 절반이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절반의 국민들이 내 집을 마련하는 데에 드는 시간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1987년에 걸린 기간은 결혼 후 8년 5개월이던 것이 2004년에는 10년 1개월로 늘었다. 그런데 저축으로 내 집을 마련한 비율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다른 도움 없이 내 집을 장만한다고 하면 최소 두 배의 기간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서울에서 집을 마련한다고 했을 때 사무직의 경우 22년, 기능직은 24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업들도 부동산 투기, 경기 침체 가속화
집값 상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높은 교육비 부담도 문제지만, 결혼비용의 68.5%가 주택마련에 들어가니 이 때문에 결혼 연령도 늦어질 수 밖에 없고 출산율도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 집 값이 사회 고령화를 앞당기는 주범의 하나인 것이다.

국가 경제도 큰 영향을 받는다. 부동산 투기 대출금의 이자를 갚느라 소비를 줄이게 돼 내수가 침체한다. 또 높은 땅값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해외로 빠져나가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산업공동화 현상을 초래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본업인 생산활동을 제쳐두고 부동산 투기에 눈을 돌리고 있기도 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결국 부동산 투기를 잡지 못하면 경기 침체는 장기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서 국내 금융산업은 본 궤도를 벗어나 있다. 주택구입자금의 91%가 이미 주택이 있는 사람에게 돌아갔다. 또 부동산 투기는 노동쟁의를 촉발한다. 투기로 폭등한 주거비를 맞추려면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입력시간 : 2005-07-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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