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내집마련에 22년 걸려, 집부자·땅부자로 빈부격차 심화
[부동산 투기 공화국] 집은 남는데 국민 절반이 셋방살이 사무직 내집마련에 22년 걸려, 집부자·땅부자로 빈부격차 심화
손 보좌관은 우리 사회의 부동산 문제를 세 가지로 꼽고 있다. 첫째는 부동산 가격이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높게 폭등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 결과 서민생활이나 국가 경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고, 마지막은 부동산을 일부 부유층이 독식해 엄청난 이익을 챙김으로써 빈부격차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소유 여부에 따른 빈부 격차는 엄청나다. 땅 부자 1.3%가 사유지(전체 국토의 70%에 해당)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또 미성년자가 보유한 땅도 서울 여의도 면적의 21배에 이른다. 주택의 경우 5~29채를 보유한 집 부자가 22만 명에 달한다. 그 결과 주택 보급률은 102%선을 상회하고 있지만, 50%(841만 세대)의 세대가 무주택이다. 집은 남는데 국민의 절반이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절반의 국민들이 내 집을 마련하는 데에 드는 시간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1987년에 걸린 기간은 결혼 후 8년 5개월이던 것이 2004년에는 10년 1개월로 늘었다. 그런데 저축으로 내 집을 마련한 비율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다른 도움 없이 내 집을 장만한다고 하면 최소 두 배의 기간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서울에서 집을 마련한다고 했을 때 사무직의 경우 22년, 기능직은 24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업들도 부동산 투기, 경기 침체 가속화 국가 경제도 큰 영향을 받는다. 부동산 투기 대출금의 이자를 갚느라 소비를 줄이게 돼 내수가 침체한다. 또 높은 땅값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해외로 빠져나가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산업공동화 현상을 초래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본업인 생산활동을 제쳐두고 부동산 투기에 눈을 돌리고 있기도 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결국 부동산 투기를 잡지 못하면 경기 침체는 장기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서 국내 금융산업은 본 궤도를 벗어나 있다. 주택구입자금의 91%가 이미 주택이 있는 사람에게 돌아갔다. 또 부동산 투기는 노동쟁의를 촉발한다. 투기로 폭등한 주거비를 맞추려면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5-07-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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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승 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