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만2,000여명이 폐암으로 사망초기증세 없어 '발견' 땐 대부분 위험

[폐암] 금연이 최고의 예방약이다
매년 1만2,000여명이 폐암으로 사망
초기증세 없어 '발견' 땐 대부분 위험


국립암센터 한지연 박사

폐암은 우리나라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매년 1만2,000여 명이 폐암으로 사망하고 이 수치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폐암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 질환으로 자리잡은 배경에 대해 국립암센터 폐암센터 한지원 박사는 ‘생활패턴의 변화’를 꼽았다. 후진국형 식문화에서는 위암이 압도적이었으나 생활패턴이 선진국형으로 바뀌면서 폐암이 급증했다는 것. 노인 인구의 증가와 흡연 등 개인의 생활 습관이 발암물질에 노출되고 서구식 식생활로의 변화가 폐암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흡연 연령층이 중장년 뿐만 아니라 청소년, 여성까지 확산되면서 폐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급격히 늘었다. 서울대병원과 국립암센터가 30세 이상 남성 73만명을 추적 조사해 2000년까지 4년 동안 암환자로 진단된 7,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흡연자가 폐암에 걸릴 위험도는 비흡연자보다 평균 3.8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암의 78%가 흡연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박사는 “대기오염이나 다른 환경요인, 라돈ㆍ석면 같은 공해요소, 유전적 요인 등도 폐암의 원인이 되지만 흡연이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흡연을 폐암의 최대 원인으로 꼽았다..

8%이상이 3기 이상 상태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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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은 초기에 증세가 없거나 기침, 가래, 피섞인 가래(혈담), 가슴통증 등의 증세가 나타나지만 일반 호흡기 질환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어서 폐암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병이 진행됨에 따라 체중감소, 호흡곤란, 쉰목소리 등의 증세가 특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정밀조사를 통해 폐암이 발견된 때는 암세포가 진행된 정도가 3기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러한 환자의 5년 이상 생존율은 5~15%에 불과하다.

한 박사는 “조기(1~2기)에 폐암이 발견되는 경우는 20% 미만이고 80% 이상은 3기 이상으로 상당히 진행된 상태서 발견된다”며 “1차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차 예방’에 대해 한 박사는 “직ㆍ간접의 흡연과 같이 폐암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돼 생활해 온 경우 조기에, 그리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폐암 치료는 크게 외과적인 수술과 방사선 치료, 항암제에 의한 화학요법이 있다. 수술할 수 있는 경우는 전체 폐암 환자의 20% 정도다. 암이 지닌 전신적 성격, 즉 피를 따라 다른 곳으로 옮겨가 재발하는 특성 ??문에 조기 폐암 환자에 국한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항암제를 통한 치료가 폐암 치료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신약이 나오면서 항암제 반응률이 40% 이상이고 암 세포만을 골라 죽이는 ‘표적 치료’가 가능해진 결과다.

폐암 치료와 관련, 신약이 나오고 치료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의학계에서 ‘임상 시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 박사는 “폐암 생존율이 지극히 낮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의 개발이 절실하다”며 “임상시험을 통해 최상의 암 치료와 예방 및 진단 방법 등을 찾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담배는 가까이해선 안 될 '독'
폐암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임상시험에서 반응률 40%, 중앙생존기간 10개월, 1년 생존률 40% 정도인데 국립암센터에서 시행한 임상시험(2001~2005년)에서는 반응률 40% 이상 증가, 중앙생존기간 16개월, 1년 생존률 60% 정도로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월등히 개선된 치료 성적을 보여줘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었다.

폐암 전문의들은 “예방이 최선이고 발병 후에는 ‘늦은’치료가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한결같이 ‘금연’을 권한다. 폐암이 가까이 머물지, 아니면 멀리 떨어져 있을지는 개개인에게 달려있다는 얘기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5-06-02 17:21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