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자선·온라인 경매 등 컬렉터 관심끌기 안간힘

전세계 금융시장의 불황으로 미술품 경매 시장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은 연이은 최고가 기록경신을 비롯해 신예 스타 작가들의 출현, 옥션 쇼, 고가 해외 미술품 낙찰 등 다양한 신기록을 세우며 고공행진을 계속해 왔다.

이에 낙찰 총액은 1,926억원으로 2006년과 비교해 3.3배나 증가했고, 경매 회사 역시 서울옥션, K옥션, 한국미술품경매 3개 회사에 불과했지만 곧 이어 D옥션, 옥션M, A옥션 등 신생 경매 업체들이 합류하면서 몸집이 불어나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은 전반적으로 226%라는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국내 미술 시장은 2008년 들어 시장 내 거품 논란이 커지면서 과열 현상을 줄이기 위한 조정국면을 맞게 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고가 미술품 양도소득세 부과 법안 또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잔뜩 움츠러든 미술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 경매 회사들은 중저가 중심의 경매나 자선 경매 등과 같은 타계책을 내놓고 있다.

연간 주요 경매 횟수를 4회로 줄이면서 주요 경매에 출품할 고가 작품 발굴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동시에 온라인 경매, 기획 경매, 자선 경매 등 경매의 편의성을 고려한 새로운 경매 방식을 활용해 컬렉터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점차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활발히 진행 중인 컨템포러리 경매 부분에 초점을 맞춰 세계 경매 시장의 동향을 선도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선두주자 급 대표 경매 회사와 신생 경매회사 간의 경쟁 또한 치열해짐에 따라 국내 대표 경매 회사들은 두터운 컬렉터 층과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경매 노하우를 통해, 신생 경매 회사들은 차별성을 무기로 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경매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특히 신생 경매 회사들의 경우 ‘1년 후 환매 시 낙찰가 80% 보장제’나 ‘이익 10% 적립제’ ‘낙찰 보증제’ ‘최저 수수료율 보장제’ 등과 같은 파격적인 전략을 내세워 선두 회사들과의 자본력 경쟁과 작품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체들의 다양한 시도가운데서는 경매 장소의 변화도 눈에 띤다. 현장에서 직접 작품을 보고 경매를 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온라인을 통한 경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높아진 미술품 경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미술품경매전문 사이트의 인기가 이를 입증해 준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경매를 병행하는 업체들도 많아졌다.

중저가 시장으로 인식되던 온라인 경매는 이제 해외미술품의 지역 특화라는 사업 전략을 내세워 미술 경매 시장의 경쟁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계속해서 국내 경매 업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전략을 통해 미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2007년 전라북도 전주에 위치한 ‘A옥션’은 지방에 본거지를 두고 있지만 전국을 상대로 특히 고미술품을 중심으로 경매를 진행한다. 서양화에 집중돼 있는 경매 붐에서 벗어나 오히려 침체돼 있지만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고미술품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 A옥션 측 설명이다.

고미술 마니아 컬렉터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다양한 고미술품을 다루고 있다. 저렴하게 출발하는 경매작품의 시작가 역시 A옥션 만이 가진 차별성이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M옥션’은 고미술품은 전혀 취급하지 않고 서양화를 중심으로 경매를 진행한다.

그 중에서도 국내외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소개한다. M옥션은 컬렉터들의 신분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전화 응찰 시 램프를 설치해 응찰에 참여하게 하거나 전자 패드로 응찰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경매 방법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아시아미술품 유통회사 ‘이엠아트’는 회원제도부터 경매조건, 경매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EM옥션 시즌 2’로 일반 옥션과 프리미엄 옥션, 이벤트 옥션 등을 소개했다. 프리미엄 옥션은 예술성과 투자가치가 뛰어난 작가와 작품을 추천하는 경매이고, 일반 옥션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낙찰자가 해당 그림을 10만원에 가져갈 수 있는 이벤트 옥션도 컬렉터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옥션 별’은 얼마 전 환경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자선 경매를 열어 경매 수수료 전액을 생명의 우물 짓기 사업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대다수의 경매 회사들은 미술 시장 특강을 비롯해 작가와의 만남, 경제상식 특강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어려운 미술 시장을 극복해나가며, 컬렉터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