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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결정하는 우리들의 자세





박수룡 원장

KBS 2TV '못말리는 결혼'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기대하면서 결혼을 하지만, 애초의 기대와 달리 결혼생활은 달콤하지만 않고 여러 가지 이유로 불편해 질 수도 있다. 때문에 결혼은 전인격적인 결정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잘못된 이유로 결혼을 결정하게 되면 자신과 상대방은 물론 서로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불행해질 수도 있다.

결혼 당사자 간의 자발적 의사를 중요시하는 연애결혼이 보편화되어 있는 요즘에도 부모의 강요나 집안의 필요성 때문에 결혼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매를 통해서 결혼한 부부들에서 문제가 더 많은 것은 아니지만, 결혼생활에서 고통을 겪게 될 때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려는 의지가 약하면 그 결혼에 대한 책임을 상대에게 미루기 쉽다. 이것은 상대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참거나 양보하려는 노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는 부모나 가정환경에 대한 반발로 결혼을 선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겪었던 불행에서 벗어나려는 욕구는 배우자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이어질 수도 있고, 자신의 결혼이 실패하면 절대 안 된다는 강박적 태도 때문에 배우자가 자신의 기대와 어긋나 보이는 경우에 과도한 비난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 경우 상대는 자신의 작은 잘못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므로 그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점점 깊어질 수 있다.

기존의 연애 관계가 깨어진 것에 대한 보복이나 실망감으로 서둘러서 결혼을 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감정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바로 다른 사람과의 결혼에 이어진 경우에는 자신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상대가 누구인지 오랫동안 불분명해진다.

비록 배우자가 이런 사실을 알고 이해하기로 했다 해도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기면 그 탓을 자신들이 아닌 과거의 인물로 돌리기 쉬워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할 수 있다. 또 이전 관계의 실패를 통해서 자신이 고쳐야 할 점을 배우지 못한 채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게 되면, 예전의 그 잘못을 반복하기 쉬워서 같은 문제가 또 나타날 수 있다.

물질적 소유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즘에는 자신의 경제력과 신분을 상승하려는 기대로 결혼을 결정하는 남녀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교훈이 될 것이다.

결혼을 통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면 그만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에 상대가 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려고 하는 관계에서는 사랑이 싹틀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진료실에서 보면 안타깝게도 결혼을 요구하는 폭력이나 자해 협박 또는 강간 때문에 결혼을 받아들이는 여성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

이들 여성은 상대가 강하게 요구하는 것을 그만큼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오해하거나, 자신에게는 더 이상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잘못 판단한다. 이런 여성들은 대부분 결혼생활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므로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극복하려는 의지조차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정말로 불행해진 후에 결혼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애초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손실을 무릅써야 하기 때문에 번번히 좌절감만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결혼을 통해서 자신이 달라지거나 상대가 달라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결혼하는 것도 이후에 깊은 실망과 상호 원망으로 이어지기 쉽다. 물론 결혼과 가정생활을 통하여 부부 모두 적지 않은 인격적 성숙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책임과 상대의 욕구에 대한 주의 깊은 배려가 지속되어야만 가능하다. 자신의 자세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고 상대의 부족한 점에 초점을 맞추면 가정의 일상 생활에서 나타나는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점점 쌓이기 때문에 불행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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