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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닥나무' 때깔 곱고 쓰임새 많은 나무
남도 고향집 생각나는…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 ymlee99@foa.go.kr





사람마음은 참 간사스럽다. 때론 식물을 보면서도 국수주의에 사로잡혀 자생식물 유출이니 혹은 외국식물의 범람이니 하면서 흥분을 하면서도 탐나는 식물들을 만나면 우리 것이려니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생기곤 하니 말이다.

산지닥나무를 바라보는 마음도 그러하다. 이 나무 유래가 본시 우리 것은 아니지만 때깔이 곱고 쓰임새가 유용하며 삼지닥나무 피어 솔솔 향기를 풀어내는 봄이 오면 남도의 고향집이 그립다는 이가 생길만큼 심어 키운 세월이 흘렀으면 그냥 우리 나무로 하자고 하고 싶다.

지금 남쪽에 가면 삼지닥나무 꽃이 한창이다. 곳에 따라서는 길가에 꽃나무로 줄지어 심어 두어 눈길을 끌기도 하고, 마당 한 켠에 둥글게 나무 모양을 만들어 근사하게 꽃을 피운다.

다른 봄의 꽃나무들처럼 꽃이 먼저 피는데 이른 곳에서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첫 개화를 시작한다. 꽃은 작고 긴 나팔같은 꽃송이들이 마치 우산살처럼 둥글게 모여 달리고 이런 꽃차례가 가지마다 가득 가득 달려 장관이다. 게다가 꽃이 벌어지기 전엔 긴 원통형의 아주 연한 노란빛의 봉오리였던 것이 점차 점차 꽃이 피어나면서 진하고 고운 샛 노란빛으로 변해간다.

꽃이 피는 속도들이 조금씩 다 다르다보니 나무 전체로는 그냥 한 가지 노란 꽃빛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노란색 분이지이지만 피면 핀 대로 덜 피었으면 덜 핀 대로 각기 다른 저마다 농담을 달리한 아주 그윽한 모습이 된다. 그렇게 오래도록 봄을 사유하다 잎이 피기 시작하면 이내 평범해 진다.

삼지닥나무는 팥꽃나무과 낙엽활엽관목이다. 줄기를 가만히 보면 3가지씩 갈라져 있다. 작살나무처럼. 하지만 재미난 것은 가지가 올라갈 수로 갈라지 각도가 넓어지고 이내 벌어져 늘어지기도 하여 곧고 강직작한 수형이 아닌 둥글고 부드러운 나무모양을 만들게 된다.

닥나무란 진짜 닥나무처럼 종이의 원려로 쓰였기 때문이다. 서향처럼 향기가 좋으나 꽃이 노랗다고 하여 황서향이라 하기도 하고 삼지나무, 삼아나무 등의 이름도 있다.

중국에 자생하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경로는 일본을 통해서라고 짐작들한다. 일본에서 이 나무는 아주 특별한 종이의 원료으니까. 일반적인 닥나무보다 훨씬 고급종이를 만들 수 있는 재료여서 돈이나 지도종이 같은 특별한 용도로 이용되었고 이웃나라들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종이를 쓰기 위해 재배했던 기록이 곳곳에 있다. 심지어는 용도에 따라 품종을 개발하여 심기도 했다.

한방에서는 몽화(夢花)라는 생약명으로 하는 귀한 약재였으며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관상수로 사랑을 받는다.

삼지닥나무는 추운 곳만 아니라면 어디서든 잘 큰다. 씨앗을 뿌려도 휘묻이나 꺾꽂이를 하여도 그리 어렵지 않게 증식이 된다. 그렇게 해서 삼지닥나무 꽃나무 한 무리를 만들어 놓자. 작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노란 꽃 숲도, 한 나무가 만들어 내는 조화도, 한 꽃차례가 보여주는 조화로움도, 한 꽃송이가 보여주는 균형도 모두 모두 그윽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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