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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의 향연이 초여름을 적시다
2008 서울재즈페스티벌 개막… 롤린스·타이렐 등 세계적 거장들 잇따라 내한공연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크리스티 보티, 인코그니토, 크루세이더스, 소니롤린스.
초여름 밤을 감미로운 재즈 선율로 적실 공연이 잇따라 열린다. 지난 4월 ‘재즈 보컬계의 여왕’ 다이안 슈어의 내한에 이어 5,6월에는 2008 서울재즈페스티벌, 재즈계의 거장 소니 롤린스의 공연, 스탠더드 팝 재즈곡으로 사랑받는 스티브 타이렐 공연까지 다양한 무대가 준비돼있다. 여기에 지난 2일부터 상연되고 있는 재즈 뮤지컬 <더 라이프>까지, 5월 공연계는 다채로운 재즈 선율로 가득 찼다.

■ 2008 서울재즈페스티벌

본격적인 재즈 공연의 서막을 알리는 것은 ‘2008 서울재즈페스티벌’이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서울재즈 페스티벌은 퓨전 재즈의 최고봉인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를 리더로 크리스천 맥브라이드(베이스)-안토니오 산체스(드럼)으로 이어진 트리오 공연, 전설적인 재즈 밴드 크루세이더스(The Crusaders)의 리더인 피아니스트 조 샘플과 파워 넘치는 여성 보컬리스트 랜디 크로포드가 함께 펼친 무대 등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는 재즈 마니아는 물론 일반 음악팬까지 아우르는 대중성을 갖췄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의 추나현 홍보과장은 “올해는 일반 관객이 알기 쉽게끔 공연을 기획했다. 재즈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각 날짜마다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재즈 장르와 연주자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첫 째날은 ‘코리안 재즈-팝 크로스오버나이트’를 주제로 김광민, 이현우, 박정현 등 친숙한 국내 뮤지션이 선보인다. 둘째 날의 테마는 ‘로맨틱 재즈 나이트’다. 재즈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보컬리스트 웅산과 매력적인 외모와 우수에 찬 눈 빛으로 많은 여성팬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트럼펫 연주자 크리스티 보티가 공연한다.

자유로운 클럽 문화를 느끼고 싶다면 금요일 밤이 제격이다. 23일의 주제는 ‘펑키 그루브 나이트’. 지난해 랜디 크로포드와 함께 내한했던 조 샘플이 크루세이더스 멤버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고희안(피아노), 리차드 로, 찰스리(색소폰), 최진해(베이스) 등 버클리 음대 출신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프렐류드의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인 24일 ‘스타일리시 재즈 나이트’에는 애시드 재즈의 향연이 펼쳐진다. 애시드 재즈는 1980년대 중반 영국 클럽에서 시작된 음악. 1981년 결성된 애시드 재즈밴드 인코그니토와 최근 주목받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누벨바그의 첫 내한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한편 스탠더드 팝 재즈곡으로 사랑받고 있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스티브 타이렐의 공연도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음반사의 기획 담당자로 시작해 영화음악 감독으로 영화에 어울리는 아티스트와 곡을 매치시키는 새로운 활동 영역을 개척했던 그는 프로듀서로도 명성을 날려 로드 스튜어트의 음반으로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감미로운 멜로디와 부드러운 보컬이 어우러진 그의 공연은 6월 5일 세종 문화회관의 M씨어터에서 열린다.

■ 비밥의 살아있는 역사 소니 롤린스

올 한해 음악팬들이 재즈를 주목하게 한 인물은 누가 뭐래도 재즈 테너 색소폰의 거장 소니 롤린스다. 그의 첫 내한 소식에 음악계는 한껏 들떠 있는 분위기다. 재즈 전문잡지 <재즈피플>의 김광현 편집장은 “올해가 재즈계 거장이 많이 오는 해임은 분명하다. 특히 테너 색소폰의 거장 소니 롤린스의 첫 내한 공연은 모든 음악 장르를 통틀어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의 방한만으로도 올해 국내 재즈계는 기념비적인 해 일수 있다”고 평했다.

소니 롤린스는 1948년 첫 음반을 발매한 후 65개 음반을 발표했고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살아있는 재즈의 전설’이다. 그는 마일스 데이비스, 콜맨 호킨스 등 전설적인 대가들과 실력을 겨루며 비밥과 하드밥 등 재즈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2001년과 2005년 두 차례 그래미상을 받았고 음반 (2006)로 재즈 평론가 협회(Jazz Journalists Association)와 다운 비트 매거진(Down Beat Magazine)에 의해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공연에는 아프리카 퍼커션에 키마티 비니주루, 베이스에 밥 크랜쇼, 트롬본에 클리포트 앤더슨이 참여한다. 공연은 23일과 25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 달 2일에 막을 올린 재즈 뮤지컬 <더 라이프>는 다음달 15일까지 선보인다. 뉴욕시 정화운동이 한창이던 80년대 초를 배경으로 매춘부와 매춘업자 등 삼류 인생들의 애환을 그려낸 블랙코미디다. 이 작품을 관통하는 음악은 재즈. 기획사 조아뮤지컬컴퍼니 측은 작품에 대해 “재즈는 인생을 표현하는데 가장 적합한 장르다. 유쾌하지만 가슴 찡한 스토리를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 거슈인의 뮤지컬 <포기와 베스>부터 이어져 내려온 흑인 특유의 저항정신이 담긴 재즈 음악을 빅밴드 스타일의 세련된 라이브 연주로 들을 수 있다.

■ 스탠다드 곡부터 시작하면 OK

전반적인 음악계 불황 속에 재즈 공연의 선전은 눈에 띄는 변화다. 국내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재즈 시장이 점차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을 시초로 들 수 있다. 2004년부터 시작한 자라섬국재재즈페스티벌은 매년 10만 여명의 관람객이 찾는 최고의 재즈 페스티벌로 발전했다. 지난 해부터는 국제재즈콩쿨도 함께 개최해 세계적인 아티스트도 발굴하고 있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의 추나현 홍보과장은 “자라섬페스티벌을 비롯해 작년 한 해는 재즈 관심이 높아진 시기였다. 이제까지 재즈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공연이 많았다면 올해는 재즈에 관해 일반 관객들이 관심을 보일 수 있는 공연이 많아진 특징이 있다. 때문에 올해 재즈 공연이 더 많이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월간 <재즈피플>의 김광현 편집장은 “재즈 팬들은 음반을 보유하고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많아 전반적인 음악 시장 불황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재즈 공연도 성장세에 있다. 과거 일 년에 몇 개 없었던 재즈 공연이 최근 한 달에 몇 개씩 열린다. 공연장에서 연주자를 만나고, 실제 연주를 듣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내 재즈 인구는 약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많은 사람들이 재즈 음악을 듣고 싶어 하지만 재즈는 변주곡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처음 접할 때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

김광현 편집장은 “클래식에서 베토벤과 같은 명곡이 있는 것처럼, 재즈에도 장르의 기본이 되는 스탠다드 곡이 있다. 이를 테면 ‘fly to the moon’과 같이 CF나 영화음악으로 익숙한 곡들이다. 그런 곡들을 먼저 익히는 게 좋다. 재즈는 80~90% 연주곡이라서 악기에 대한 관심이나 연주곡에 대한 관심이 크다면 접하기 쉬운 장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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