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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춘화 가요앨범 1961년 가나다
6세 소녀의 앙증맞은 데뷔앨범 대중음악사 새 이정표 세웠다
1500회 넘는 공연기록으로 세계 기네스북 오른 여가수의 어린시절 깜찍 가요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국내 최초의 어린이가수는 하춘화로 정의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앨범발표 시기로 보자면 이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국내 대중음악계의 척박한 데이터베이스 부재는 공인서를 발급하기에 머뭇거리게 한다.

늘 최초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하춘화 이전에 활동했던 어린이가수의 흔적이 전혀 없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선 50년대 초에 공식데뷔전인 김시스터즈 자매들이 미군들을 상대로 노래를 시작했었고 제일동포 어린이와 소녀로 구성된 렌자스 악단이 내한공연을 한 기록이 있다.

분명한 것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앙증맞게 노래 잘 하는 어린이가수들은 언제나 ‘천재’라는 찬사 속에 주목을 받아왔다는 사실이다. 이 분야에서 마이클 잭슨과 하춘화는 확실히 독보적인 존재다.

1961년 국내 최초로 6살의 나이에 제작된 하춘화의 데뷔음반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선구적인 어린이가수의 독집이었다. 독집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당시 국내 대중가요계에서 자신의 노래로 모든 수록곡을 장식한 앨범개념의 음반탄생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로운 일이었다. 하춘화에 이어 언급할만한 어린이가수는 1964년 9살의 나이로 데뷔한 오은주가 있다. 두 가수의 음악장르는 모두 당대의 주류인 트로트다.

1966년 팝과 록큰롤을 번안해 놀라운 가창력을 선보였던 박활란도 있다. 미군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했던 미8군 출신 어린이가수다. 그녀 역시 앨범개념의 독집을 2장이나 발표한 숨겨진 보석 같은 존재다.

당시 미8군에는 인기절정의 어린이가수들이 제법 있었다. 윤복희와 송영란으로 구성된 어린이 듀엣 ‘다람쥐 두 마리’라는 뜻의 ‘투 스쿼럴즈’도 국내 어린이가수 역사에서 반듯이 언급해야 될 팀이다.

짧은 섬광 같았지만 70년대에 들어 2년 정도 어린이가수 열풍이 분 적도 있었다. 1970년 ‘검은 고양이 네로’를 발표해 화제의 중심이 되었던 박혜령을 필두로 최은형, 윤선미, 강미경을 비롯해 1972년에는 국내 최연소데뷔 가수로 기록된 3살짜리 가수 강남주까지 10여명이 동시다발로 등장했었다.

1961년 동화예술학원에서 정식음악공부를 시작한 하춘화는 기타 치는 8살 남자아이 김영환과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9살 여자아이 정선과 함께 ‘학원의 3대 영재’로 통했다. 이들에 대한 소문이 퍼져나가자 시내 극장 쇼 단장들이 뛰어왔다.

그래서 하춘화가 시공관 무대에 올라 객석을 뒤흔들었다. 이후 삼남매 팀이 정식 결성되었고 첫 무대였던 서울 종로4가의 천일극장에는 밀려드는 관객의 출입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였다. TV가 없던 당시. 소문을 들은 KBS에서 아이들을 지프차에 싣고 가 라디오를 통해 생방송을 했었다.

공연 후 음반 취입 기회가 왔다. 제작을 맡은 아세아레코드에서 가나다레코드 레이블을 만들어 8곡을 동시 녹음했다. 을지로 인쇄소에서 앨범을 인쇄해 1000장의 10인치 LP <하춘화 가요앨범>이 1962년 초 발표되었다.

하춘화의 어린이 사진재킷이 진귀함을 더하는 음반이다. 첫 트랙은 ‘효녀 심청 되오리다’. 음반에 바늘을 올리면 “저는 금년에 7살 된 하춘화 입니다....”라는 당시 육성이 담긴 앙증맞은 인사말이 흘러나와 포복절도하게 한다.

히트곡인 ‘대구역 떠난 완행열차’는 특별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선풍적인 <하춘화와 삼남매 쇼>에 대한 소문을 들은 공주형무소의 간청으로 5백여 명의 죄수가 모인 강당에서 청승맞게 노래 대사를 읊었다. 순간 장내는 눈물바다로 변해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1965년 2월 3일 MBC 라디오 <가요 1번지>의 진행MC의 비난 발언은 어린이가수에 대한 보수적인 사회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당시 어린이가수의 등장은 큰 화제와 더불어 사회적 비판여론도 동반시켰다. 1500회가 넘는 공연기록으로 세계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하춘화는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하춘화 가요앨범’은 대중음악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기념비적인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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