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고해성사를 하고 나섰다. 최근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는 토크쇼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스타들이 총 출동해 마치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매장당할 듯 자신들의 치부까지 들어내며 고백 아닌 고백을 하고 있다. 왜 TV가 스타들에게 고해성사를 유도하는가. 또 스타들이 언제부터 TV에서 솔직해졌는가.

한 때 지상파 방송 3사 아침 토크쇼에서는 스타들의 눈물 고백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발벗고 스타들의 비밀 들추기에 앞장서고 있다. 인기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대부분이 ‘떼몰이’로 MC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게스트가 한 두 명으로 제한되면서 고백 아닌 고백의 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예능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MBC <무한도전>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 <황금어장> <명랑히어로>, KBS 2TV <미녀들의 수다> <해피투게더> <상상플러스> <스타골든벨> <해피선데이>, SBS <일요일이 좋다> 등이 있다.

얼마 전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가수 패티김이 출연했다. 패티김은 가수 생활만 50년을 한 살아있는 가요계의 전설이다. 그런 그가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이혼과 재혼, 성형 등에 대해 일일이 해명했다. 50년 동안 가요계에서 활동하던 대형 스타도 TV앞에서는 꼼짝달싹 못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그룹 신화 출신의 전진, 그룹 슈퍼주니어, 가수 노사연, 배우 김하늘 등이 연예 생활을 하며 우울증을 앓아본 적이 있다며 줄줄이 고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포맷이 MC를 대거 기용해 진행하다 보니 비슷한 내용들이 즐비하다. 스타들에게 하는 질문에 차별성을 두고, 내용의 식상함을 탈피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만큼 이런 현장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초반에 게스트들의 근황이나 신변잡기 등의 나열식 토크를 진행한다. 스타들은 대부분 구설수에 대해 해명하고, 용서를 구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등 고백 릴레이 퍼레이드를 연출하고 있다. 마치 어느 새부턴가 TV가 면죄부를 주는 수단으로 전락한 느낌마저 든다.

배우 홍석천도 TV로 커밍아웃(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행위)을 선언하고, 심지어 커밍아웃을 고백하는 프로그램의 MC로 활약중이다. 홍석천은 케이블 채널 tvN <커밍아웃>(연출 최승준)으로 실제 말 못한 고민을 가진 자신과 똑 같은 일반인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유명인들이 TV를 통해 인생의 고민과 상담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 해 질 듯 보인다. TV가 이들을 안아주는 매개체가 된 듯 싶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은영 기자 kiss@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