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바위틈서 자라는 억센 토종 풀

바닷가에 가면 땅채송화를 만난다. 누군가의 말처럼 바닷가 바위틈에서 다글다글 자라 올라온다. 이즈음 볕이 드는 숲 가장자리 바위틈에서 연두빛 연한 잎들이 자라기 시작하여 바위를 덮으며 자라나가다 문득 별같은 노란 꽃들이 피기 시작하는 풀, 돌나물을 알고 있다면 바닷가 돌나물인가보다 하고 느껴지는 식물이 바로 땅채송화이다.

땅채송화가 처음 자라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 귀엽고 재미나다. 돌나물처럼 기는 줄기들이 옆으로 이어지면서 퍼져나가지만 줄기들은 마디마다 위로 바로 서서 자란다.

그래서 땅채송화가 자라는 모습은 마치 예쁜 연두빛 기둥들이 일제히 그리고 나란히 솟아 오른듯 보인다. 그 줄기 마다엔 다육질의 탱글한 잎들이 마치 꽃잎들이 포개어진 듯 그 아름답고, 여름이 다가서면 그 끝엔 샛노란 꽃송이들이 달려 한껏 화려해진다.

사실 땅채송화는 땅에서 자란다기 보다는 바위틈에서 자라니 바위채송화라 부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이미 바위채송화라는 돌나물과 더 비슷한 식물이 숲속의 바위틈에서 자라고 있으니 그만 땅채송화란 이름으로 만족할 수밖에. 나 같으면 바다채송화라고 불러주었을 텐데.

이름을 가지고 따져보면 더 이상한 점이 하나 있는데, 땅채송화나 바위채송화 모두 우리나라에서 자생하여 자라는 진정한 우리풀이지만, 이 두 식물의 이름이 붙게 된 원조식물,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채송화는 남아메리카 원산의 외래식물이니 말이다. 우리 땅에 자라는 우리풀, 우리나무의 정확한 존재를 더 나중에 알게 되었다는 증거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땅체송화는 돌나물과 돌나물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이 식물이 궁금하거들랑 아직은 때이른 바닷가를 열심히 돌아다니면 절로 보게되고 알게 된다. 그래서 갯채송화, 제즈채송화 또는 각시기린초라고도 한다. 자루도 없이 작고 둥글고 뭉툭한 잎은 어긋나며 꽃들이 이제 막 피기 시작한다.

어린 순은 먹기도 하고 비슷한 식물들과 구분 않고 약으로 쓰기도 한다. 이 즈음 관심을 모으는 용도는 바로 관상용인데 특히 다육식물인 특성을 활용하여 건물의 옥상과 같은 극히 건조한 곳에 심는 식물로 큰 관심을 모은다.

분에 야생식물을 심어 키우는 분화의 재료로도 인기이다. 잎만 보아도 즐겁고 꽃을 보면 마음속까지 밝아져 좋고, 물을 많이 주지 않고 볕이 잘 들게 제대로 키우기만 하면 옆으로도 위로도 그리고 화분 아래로도 늘어지며 멋지게 키울 수 있어서 좋다. 바닷가에선 나무나 큰 식물들을 싶거나 건물 옆의 공간에 바닥을 덮어 키워도 멋지다. 물도 비료도 많으면 잘 못자란다. 지나친 것이 모자란 것 만 못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식물이다.

새록 새록 매력이 넘치는 땅채송화를 오는 여름엔 제대로 한번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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