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사회] 사랑에 목마른 그녀 갈증해소

올해 서른 다섯 살의 결혼 7년 차 주부 H씨. 적당히 나이가 차서 적당히 괜찮은 사람을 선택해 결혼을 했었다. 틀에 박힌 생활이 가끔은 짜증이 나기는 했지만 결혼 생활에 대단한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남편요? 꽤 괜찮은 사람이죠. 가정에 성실하고 나름대로 사회에서 능력도 인정을 받고.”

하지만 H씨에게 그것이 전부가 아닌 듯 싶다. 그녀는 “사랑에 목이 마르다”고 했다. 몇 개월 전 동갑 내기 유부남을 만나면서 이런 갈증은 해소됐다. “친구하고 자연스레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서로 호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남편과의 가정 생활이 일상이라면 그와의 만남은 일상을 벗어나는 쾌감을 주죠.”

분명 아슬아슬한 줄 타기이지만 H씨는 남편과의 가정 생활을 원만히 꾸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솔직히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연애를 하고 있어요. 발각되는 경우는 정말 지독히도 운이 없는 몇몇 경우 아니겠어요?”

어쩌면 남편도 바람을 피고 있다는 확신이 이런 자신감의 배경일 지도 모른다. 화장실에서 몰래 전화를 받거나 이메일을 황급히 지우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다. 그냥 모른 척 할 뿐이다. “서로에게 모르는 게 약”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에서 고급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후반의 P씨. 결혼 초 그녀의 생활은 남 부러울 것 없었다. 원래도 유복한 집안이었지만 약사인 남편이 사업에 뛰어들어 큰 돈을 벌어들였다.

남편이 또 다른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완전히 거덜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P씨는 친정 집의 돈을 끌어 들여 장사를 시작했고 자연스레 40대 초반의 연하 남자 손님과 연을 맺었다.

처음엔 말벗으로, 다음에는 애인으로. “답답한 현실에서 말벗이나 하자고 만나게 된 것인데 이제는 그이가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늦바람이 무섭다고 했던가. 그녀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중독돼 있었다.

이영태기자


이영태기자 yt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