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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중국문화유적 답사기


■ 천년의 정원위치우위 지음/유소영 심규호 옮김/미래 M&B 펴냄.

중국의 예술평론가이자 문화사학자 위치우위는 ‘중국문화답사기’, ‘세계문명기행’등의 빼어난 저서로 이미 우리에게는 낯익은 작가다. 이 책은 전작인‘중국문화답사기’의 후속편으로, 중국의 문화유적을 여행하며 그 사색의 결과를 기록한 산문이다.

지은이는 유적지에 대한 묘사 보다는 그 곳에 머물며 자취를 남긴 역사적 인물들의 내면, 시대적 상황 등을 유려하고 장중한 문체로 펼치고 있다.

이를테면 청나라 황제들의 여름 별궁이었던 피서산장에서는 사라져간 왕조의 뒷모습을 더듬는다. 한족 지식인들의 멸시를 학문과 문화 부흥의 힘으로 떨쳐낸 걸출한 청나라 황제들의 행적이 담겨 있다.

황저우의 적벽에서는 불우했던 문인 소동파와 황저우의 운명적인 만남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말로는 표현을 못할 만큼 고난에 찬 유배생활을 하면서 소동파의 예술세계가 어떻게 성숙해 갔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오늘날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성(省)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산시 지역에 가서는 20세기 초까지 만해도 융성했던 이 지역의 몰락을 안타까워한다. 태평천국 운동과 신해혁명 등 청대 말기의 격류가 산시의 경제를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주희가 머물렀던 악록서원에서는 문화라는 이름으로 문화를 말살시킨 문화대혁명의 아픈 기억을 떠올린다. 청대의 대표적 유배지 영고탑을 돌아보며 하룻밤 사이에 문인들을 죄인으로 몰아 삶과 죽음 사이를 오락가락하게 했던 여러 문자옥(文字獄)을 살펴본 뒤 고통 속에서도 시를 지으며 그들만의 문화를 창조해 냈던 문인들의 고귀한 정신을 되새긴다.

지은이가 시도하는 ‘중국 문명과의 대화’는 “산수 풍광, 역사의 정령들과 무언의 대화를 나무며 광활한 시공간의 생명 좌표에서 나 자신을 찾는 작업”에 다름아니다. 여기서 ‘나 자신’은 지은이 뿐 아니라 새로운 세기를 맞아 도약을 준비하는 전체 중국인이다.



최성욱 기자 feelchoi@hk.co.kr


입력시간 : 2003-10-0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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