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우물 육아교실] "키 작은 우리 아이, 속상해요 "


Q. “ 딸아이가 현재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학교 생활도 비교적 잘 하는 편이고 학과 공부도 별 어려움 없이 잘 하고 있습니다. 한데 키가 작아서 저나 딸아이가 고민입니다. 한달 전에 재어 보니 135 ㎝였어요. 얼마 전에 학교 임원 선거가 있었어요. 아침에 V자를 그리며 학교를 갔던 아이가 눈이 약간 충혈되어 오더군요. 저녁 때 하는 말이 자기가 반장이 안된 건 아무래도 키가 작아서 그런 것 같대요. 평소에도 남자애들이 자기를 청설모, 다람쥐라고 놀린다면서….

운동 열심히 하고 잘 먹고 잘 자면 쑥쑥 클 거라고 아이 앞에선 태연하게 말하지만 이미 아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도 속상하고 점점 학년이 높아지니 제가 더 조급해져요. 어쩔 수 없는 거라고 포기해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좋은 방법이 있나요? 도움 바랍니다. (아이디, yahho21)

키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지하철 타기를 두려워한다. 사람으로 가득 찬 지하철에서 서서 갈 때 유리창에 제 모습이 비춰지면 참 낯뜨겁다. 작은 키가 또렷이 유리창에 드러나기 때문에.

만약 곁에 동성의 키 큰 사람이 서 있다면 더 더욱. 특히 우리 사회가 외모와 키에 지나칠 정도의 관심을 갖게 되자 나름대로 기준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마음 고생을 많이 한다. 더군다나 한창 겉모양에 신경쓰는 사춘기 소녀라면 또래보다 작은 키에 속상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키라는 것이 내 마음대로 늘일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당사자는 물론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부모의 마음도 무척이나 답답할 것이다. 위 사연의 엄마처럼 조급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진정시킬 수 있는 길은 정말 없는 건지 두레우물 육아 상담실에서 함께 찾아보자.


키에 관한 잘못된 상식들

우선 키에 관한 잘못된 정보들을 바로 잡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보자.

첫째, 키는 유전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키가 작고 큰 것을 유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람 키를 결정하는 요인은 유전의 영향이 30% 정도이고 70%는 운동,영양,수면,스트레스와 같은 생활환경이라고 한다. 따라서 부모가 키가 작다고 너무 절망할 필요가 없다.

둘째, 누구나 약으로 키가 클 수 있다? 천만의 말씀이다. 의학계에선 보통 키를 재어 100명 중 3번째 안에 들면 왜소증이란 전문 용어를 붙이고 그 원인을 찾는다. 그리고 성장 호르몬 결핍증, 터너 증후군, 만성 신부전증과 같은 질병 때문에 키가 작다고 판단될 경우 성장 호르몬 약을 쓴다. 그 밖의 경우는 약의 효과를 거의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셋째, 키 크는 수술이 있다던데? 결론부터 말하면 키를 크게 하기 위한 수술은 없다. 다만 지나치게 휜다리나 ‘O’자형 다리를 곧게 하기 위한 수술은 있다. 일부에서 이 수술을 키 크는 수술로 잘못 알고 시행하기도 하는데 이는 위험 천만한 일이다. 뼈를 깎는 고통과 만만치 않은 비용, 그리고 심각한 부작용까지 이 모두가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위 세 가지 잘못된 상식을 짚어보면 키 문제로 너무 절망할 일도 반대로 쉽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맞춤 운동 센터 김양수 박사의 말을 들어보자.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누구나 노력하면 자기 키에서 최고 20㎝까지 더 클 수 있습니다. 또래보다 작거나 부모의 키가 작은 경우 10살 전후부터 키 커지기 위한 노력을 하면 충분히 누구나 클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성장호르몬 발생 억제

그럼 키가 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하나씩 알아보자.

첫째, 잘 먹어야 한다. 사실 요즘 못 먹어서 키가 안 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편식이 문제가 된다. 끼니마다 가공하지 않은 싱싱한 음식들을 골고루 먹는다면 충분하다. 한가지 기억할 것은 기름기 많은 음식과 탄산음료, 커피, 콜라 등에는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막는 지방산이나 카페인 성분이 많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둘째, 잘 자야 한다.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시간은 잠든 뒤 1시간에서 4시간 사이라고 한다. 하루 24시간 중에서는 보통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 성장기 아이들은 9시에서 10시 사이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셋? 열심히 운동한다. 김양수 맞춤 운동센터를 찾은 아이들을 조사한 결과, 키가 잘 자라지 않는 원인의 70~80%는 운동 부족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키가 크기 위해서 특별한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으로는 날마다 잠자리에 들기 전 20~30분씩 스트레칭을 해주면 굉장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넷째, 스트레스를 잘 풀어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성장호르몬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무엇보다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 키 작은 아이들의 경우, 키 크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나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곁에서 부모가 끊임없이 북돋워줘야 할 부분이다.

위 네 가지 사항은 건강한 삶을 만들기 위해 누구나 이야기하는 것이다. 키 크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아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키도 우리 몸 전체가 튼튼해야 잘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키에만 집착해서 날마다 조급해 말고 우리 아이들에게 평생 건강을 안겨준다는 보다 넓은 마음을 갖고 노력하면 건강도 잡고, 키도 크는 일석이조의 좋은 결과를 반드시 갖게 될 것이다.

*도움말:김양수 박사(김양수 맞춤 운동센터/www.kepc.co.kr)

※두레우물 육아교실은 주부닷컴(http://www.zubu.com/)과 함께 진행합니다. 지금 두레우물 육아상담실(http://community.zubu.com/doure.asp)에서는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심유정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3-10-17 10:12


심유정 자유기고가 pupp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