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심해지는 말 더듬기

[두레우물 육아교실] "딸아이가 자꾸 말을 더듬어요!"
점점 심해지는 말 더듬기

Q.“다섯 살 여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제 딸이 말을 더듬어서 걱정입니다.

“천천히 말해도 괜찮다”며 다독거려 주긴 하는데 아이가 힘들어 합니다. 말을 할 때마다 그런 건 아니지만 요즘 들어 심해지는 것 같고요. 어느 땐 무언가 말을 하려다 “아니에요”하고 입을 닫아 버려 제 마음이 아프답니다.

차츰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이지만 더듬는 것 때문에 성격이 변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실은 저도 어릴 때 조금 말을 더듬었거든요. 지금은 아니지만. 혹 유전일 수도 있는지? 아이에게 제가 어떻게 해줘야 되는 건지요. 자세히 알려주세요.”

(주부닷컴 두레우물 육아상담실, jangma)


"놔두면 자연스럽게 고쳐져요"

아이 낳고 키우면서 부모가 느끼는 행복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말문이 트이면서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아이의 말솜씨를 보면 단순한 행복감을 넘어 신비로운 느낌까지 맛보게 된다. 보통 두, 세 살에서 다섯 살까지가 놀랄만한 발전을 보이는 때인데 어떤 학자는 이 시기를 ‘말-언어 습득의 신비의 시기’라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신비롭고 놀라울 정도의 말솜씨를 보이기까지 아이들은 굉장한 도전과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그저 어른들의 말-언어 표현을 피동적으로 듣기만 하고 들리는 표현을 기계적으로 반복 모방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 나름대로 말의 규칙을 찾고 가설을 세우고 또 스스로 창조적인 말로 표현해보고 그것이 맞았는지 주위의 반응을 살피고, 고치고 다시 한번 도전하고….

아이들은 끊임없이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말-언어를 배운다. 이때 아이들 누구한테나 흔히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말을 더듬는 것이다.

즉 어린 아이들의 경우 말을 더듬는 것은 치료해야 할 병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은 아이가 말을 더듬을 것 같으면 이게 무슨 큰일인가 싶어 걱정을 하고 또 그 걱정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이 된다. 아이는 자신의 더듬거림에 큰 신경을 쓰지 않다가 부모가 내비치는 걱정스런 눈빛에 잔뜩 주눅이 들어 더욱 말을 더듬게 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말 더듬기는 어린이의 입에서가 아니라 엄마의 귀에서 시작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신경 쓰지 않고 놔두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없어질텐데 부모가 괜한 걱정을 해서 오히려 병을 키운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말 더듬기가 모두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심리적이고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비정상적인 말 더듬을 보이는데-유전을 말하기도 하지만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내 아이의 말더듬이가 정상적인 말더듬 유형인가 비정상적인 말더듬 유형인가 정확히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말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말더듬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첫째, 낱말을 통째로 더듬는다. (‘엄마 엄마 엄마….’) 둘째, 말을 하는 사이에 ‘근데, 있잖아, 아니고’와 같은 말을 자주 한다. 셋째, 아무 뜻 없는 삽입어가 나타난다.(‘어 어, 응 응’) 위 세 가지 경우는 걱정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고쳐진다.

다음은 비정상적인 말더듬 유형이다. 첫째, 한 음절이나 음소를 반복한다. (‘어 어 어 엄마’, ‘엄 엄 엄 엄마’, ‘ㅎ ㅎ ㅎ 학교’) 둘째, 소리를 내려고 입을 움직이지만 말이 바로 나오지 못하고 막히는 경우이다. 이를 말 막힘이라고 한다. 이상 두 가지 경우가 6개월 이상 나타나거나 정상적인 말더듬 유형에서 비정상적인 말더듬 유형으로 변화를 보이거나 또는 말이 막힐 때 두려움을 보이고 말을 피하려 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심리적 환경적 이유 많아

아이가 비정상적인 말더듬 증상을 보일 경우 전문가 못지않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쩌면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위에서도 잠깐 말했듯 아이의 비정상적인 말더듬은 심리적이고 환경적인 이유가 가장 많다고 한다. 다시 말해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아이의 증상이 나아질 수도 악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래 소개한 몇 가지 사항을 가슴에 새기고 아이를 대해보자. 부모가 노력하면 아이도 말하는데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1.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인상을 항상 갖게 한다.

2. 부모가 늘 조용하고 부드럽게 말하는 모습을 보인다.

3. 부모 자신이 아이의 말에 좋은 태도를 가져야 한다.

4. 아이가 울거나 감정이 격해 있을 때에는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준다.

5. 되도록 짧은 문장을 사용하여 아이와 이야기 나눈다.

6. 아이가 말을 할 때, 어떻게 말하는가보다는 무엇을 말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7. 아이에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요구나 지시를 하지 않는다.

8.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아이에게 읽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9.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0. 아이가 평소보다 더 심하게 말을 더듬을 경우 모른 체하기보다는 위로를 해 주는 것도 좋다.

11. 아이가 말 문제에 대해 자신이나 옆 사람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12. 누구나 말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아이에게 알려준다.

13.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아이가 말하는 중에 끼어 들거나 대신 말해주지 않는다.

14. 일상 생활에서 절대로 재촉하지 말아라.

15. 과보호하지 않는다.

제 6회 세계 말더듬의 날 행사
   


제 6 회 세계 말더듬의 날을 맞이하여 '아동 말더듬 치료 워크샵'이 열립니다. 말더듬 아동을 돕고 있는 병원, 언어 치료실 및 복지관의 언어치료사, 관련 전문인 그리고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주 최 : 신언어임상연구소, 이화여자대학교 언어병리학협동과정, 한국말더듬협회 일 시 : 2003년 11월 8일 오후 1시 장 소 :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교 강당 문 의 : 신언어임상연구소 02-3474-6777

심유정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3-10-31 10:58


심유정 자유기고가 pupp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