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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 e 시즌 1' 가슴으로 듣는 우리 시대의 지식
[음반리뷰] EBS 기획 프로그램 내레이션 대신 사용한 음악 18곡 선정




이인선 기자 kelly@hk.co.kr



영국의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말 없는 5분. 오직 영상과 자막 그리고 음악만이 있었다. EBS에서 처음 '지식채널 e'가 방영됐을 때 시청자들은 갸웃했다. 광고라고 하기엔 15초를 심각하게 넘어섰고 프로그램 예고편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점잖았다. '지식채널 e'는 2005년 가을부터 시작된 과학과 사회, 인간과 교육, 문학 등을 아우르는 지식을 5분 분량으로 제작한 EBS의 기획 프로그램이었다.

EBS의 시도는 신선했다. 그리고 그 반향은 센세이셔널했다. 태반의 언어가 쓰레기로 버려질 말들을 일방적으로 쏟아내던 텔레비전이, 전원을 끄지 않고는 쏟아지는 언어의 강요와 억압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시청자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다채롭다. 고든 램지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요리사로, 세계적인 명성까지 얻은 제이미 올리버가 정크푸드에 길든 10대 아이들의 급식문화를 바꾸는 과정, 대륙이 위아래로 붙어 있지만 총기사고가 미국보다 현저히 적은 캐나다, 로댕의 조각으로 잘 알려진 칼레의 시민에게 실제로 일어났던 일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지식은 사회적인 이슈부터 문화적인 배경지식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움직임까지도 포착해내고 있었다.

텔레비전 속에서 조용한 혁명을 일으켜온 '지식채널 e'에서 내레이션을 대신했던 음악이 묶여 CD로 발매됐다. 이미 그 텍스트는 4권의 책으로 출판되어 인기를 끌어왔다.

내레이션의 빈자리를 채워온 음악은 텍스트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이것이 이 프로그램에 정체성을 부여해주고 있기도 하다. 이미성 음악감독이 말하고 있듯, 프로그램에 나오는 음악의 경계는 없다. 팝, 클래식, 뉴에이지, 월드뮤직, 가요 등 영상이 전하는 메시지를 극단으로 표현하는, 혹은 영상에서 전하는 극단의 메시지가 담긴 곡들이다.

광고음악으로도 잘 알려진 호주의 싱어송라이터 올드 맨 리버의 '라(la)'는 '새끼 양과 산책하는 사자'에 쓰인 노래다. 목가적이고 경쾌한 멜로디는 사자는 육식동물이라는 '진리'를 뒤집은 타이크의 삶과 어울린다. '삶이란 여행도 어느 날 갑자기 끝나버린' 타이크의 삶과 함께 가사가 귀에 맴돈다.

'팀 가이스트'에 나온 원 맨 밴드, 파이브 포 파이팅의 '100년(100years)'는 국가대표 축구팀을 지지하는 숨은 일꾼들의 이야기가 '지금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 말하는 싱어의 노랫말과 교차한다.

일주일에 세 편, 깊은 울림, 진동하는 전율을 남긴 '지식채널 e'의 제작진이 엄선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 18곡이 담긴 앨범이다. 누군가에게는 엄선된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겐 5분간의 조용한 혁명의 상징성으로 다가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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