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 손은, 자신을 세계와 연결시켜주는 매개이자, 정신을 형상화시켜 세상에 드러내주는 중요한 도구이다. 손에 의해 대상이 새로운 이미지와 의미로 탄생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이번 전시는 동일한 행위나 반복된 이미지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와 메시지가 재탄생되는 작품을 보여줌으로써 작가의 손이 읽어내는 미술의 의미를 탐색하는 자리다.

원로, 중진, 신진작가 17인의 작품을 회화,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장르와 소재에 걸쳐 한 데 모은 그룹전, 초대형 규모로 주목된다. '대상을 탐구하는 예술가의 자세'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작품의 본질적 의미 찾기에 대한 예술가의 진지한 태도를 만나볼 수 있다.

이길우 작가의 반전효과는 리히텐슈타인의 인쇄술의 망점 효과와도 유사성을 띠나 무한한 여백을 품고 있는 동양적 감성을 더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책과 신문 등의 활자매체를 사용하는 이지현 작가와, 자개를 소재로 작업하는 김유선 작가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17인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을 통해 작가의 훈련된 '손'에 대한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다. 갤러리현대에서 3월 12일부터 4월 5일까지. 02)2287-3500



박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