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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멀리 데려가는 유목의 풍경
박종우 사진전: 히말라야 모노그래프(Himalaya Monograph)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







세상에는, 이런 광경도 있다. 까마득한 하늘과 창창한 호수, 아마도 지구가 타고난 꼴에 가장 가까운 데. 거기의 삶은 질박할지언정 사람들이 입고 지닌 것들의 색은 찬연하기도 하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삶의 가치란 오감으로 체험하는 것이라고 저 자연이 감히 의심할 수 없이 일러주고 있는 와중이니.

사진가 박종우가 20년간 히말라야 산맥 주변에서 담아온 광경이다. 지인들은 히말라야가 그의 ‘뿌리와도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 박종우의 카메라는 아프가니스탄의 힌두쿠시부터 미얀마, 중국 윈난성에 이르는 거대한 행로를 지나왔다. 티베트의 오체투지 순례자들, 2006년 칭짱철도 개통식이 진행될 동안 열린 차마고도 마방의 해단식, 산악민족들의 축제 등 거기의 사정들도 낱낱이 기록했다.

웬만한 성실함과 애정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증언한다. 선명하면서도 정서가 온화한 색은 흔치 않다. 한 인터뷰에서 박종우는 촬영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해가 뜨고 질 무렵 색감이 풍부해지는 시간대처럼 컬러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했다”고 말했다.(‘우리가 사랑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14인’ 중)

성실함과 애정은, 촬영대상에 대한 박종우의 태도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 히말라야에서 소수민족 파탄족 가족을 만났을 때, 버릇대로 “후다닥” 몇 장을 촬영했다가 총을 맞을 뻔한 일을 겪었다. 일을 이렇게 회고한다.

파탄족의 성격이 거칠고 특히 자기 부족 여자들에게 외간 남자가 관심을 보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는 그 후로부터 다른 사람을 촬영할 때, “가능한 한 그들의 입장이 되고 그들과 인간적으로 친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카메라를 든다”고 말했다.

그래서다. 그의 사진이 카메라 저편의 광경을, 인상뿐 아니라 자연의 힘과 문화의 향취를 있는 대로 살려내는 것은. 사진가 강운구의 말처럼 그의 사진들은 “강요하지 않으면서 수월하게 우리를 멀리로 데리고 간다.”

박종우는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1000일의 기록’ ‘사향지로’의 PD이기도 하다.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5월31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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