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작가 알렉산드르 갈린의 작품. 작품의 배경은 1980년 제22회 모스크바 올림픽이 열리던 모스크바 근교. 당시 구소련 정부는 거리의 부랑자, 매춘부 등을 모스크바 근교로 격리시켜 외국인의 시선에 노출되지 않게 하려는 계획을 집행했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폭로성 작품이 나왔는데, 그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이 작품. 극은 세 가지의 사랑으로 인물 구성이 이뤄진다.

강간당하고 수용소로 끌려온 매춘부 마리아와 숙소의 관리자인 니꼴라이의 사랑, 매춘부 로라와 정신병자인 알렉산드르의 사랑, 그리고 발렌찌나의 아들 니꼴라이에 대한 집착적 사랑이다.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사랑을 키워가지만 신분의 차이로 인한 슬픔이 담겨있다. 이것은 비단 남녀 간의 사랑을 넘어 우리사회의 모습을 빗대 말해준다.

새로운 만남에 있어 수직관계를 중시하는 세상의 모습, 수많은 만남 가운데 우리는 과연 서로 사랑할 수 있는지를 작품을 통해 생각해보게 된다.

강제임시숙소라는 공간적 구성은 등장인물들을 압박하는 공간으로 더욱 긴장감을 갖게 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하층민의 모습과 잘 짜여진 드라마적 구성은 극적 재미를 더한다. 4월 17일부터 4월 30일까지. 아르코시티극장 대극장. 02)3668-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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