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갤러리 개관 10주년 '10人10色10角-'재현'에 대한 재현' 展

1-조혜영 '혼잣말 한잔'
2-김동유 '제임스 딘'
3-사윤택 'Momental play'
4-이상봉 'SA701171'

10년이란 세월은 한결같음이란 표현 이상의 것이다. 적어도 이후 10년에 대한 내재적 자신감이기도 하고, 순간 속에서 축적해온 역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10년을 대전의 미술 애호가들의 명소로 진득하게 자리해온 이공갤러리(대표 전형원)가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그 잔칫상을 10명의 작가와 ‘10人 10色 10角-‘재현’에 대한 재현 展’이라는 이름으로 내어 놓는다.

대흥동의 작은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지만 꾸준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전시로 이공갤러리는 대전을 넘어선 외부 지역에서도 주목을 받아왔다. 1999년부터 7회의 국제교류전을 포함해 300회 이상의 전시를 해오며 작가 한 명 한 명의 예술혼을 담아 선보인 작품만도 9천 점을 헤아린다. 단지 그림을 사고 파는 공간이 아닌, 애호가와 예술가의 소통의 맥으로 자리해온 것은 물론이다.

10주년을 회고하는 ‘10人10色10角’은 어떠한 존재를 재현함으로써 결국 작가의 심상이 드러나는 전시이다. 열 명의 작가가 두 명씩 작을 지어 약 한 달간 전시한다. 6월 4일부터 10일까지 김동유, 함명수, 11일부터 17일까지 조혜영, 사윤택, 18일부터 24일까지 임미강, 이상봉,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안치인, 고승현, 2일부터 8일까지 유동조, 백준기로 이어진다.

김동유와 함명수의 경우 회화적 재현이 갖는 ‘재현성’ 자체가 주목된다.

김동유의 이중초상화에서는 이미지의 착시와 왜곡이 일어나고 함명수의 붓의 터치에 의한 회화적 표현은 회화적 재현성의 경계를 보여준다. 이들 모두 영상의 이미지를 통해 재현성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잠재된 억압을 조명하는 사윤택과 초현실적 공간을 표현한 조혜영은 재현에 대한 변주를 선보이고 있다. 설치작가 이상봉에 의해 공간으로 탈바꿈한 재현과 임미강의 입체적인 표현이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안치인의 논리적 사유로 빚어낸 드로잉, 소리를 초월한 ‘가야금’의 고승현, 삶의 진리를 깨치는 유동조의 ‘워터 프로젝트’, 만화와 사진에서 모티프를 얻은 백준기의 작품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세상과 소통해오며 단련되고 축적되어온 예술혼이자 하늘 아래 세상을, 하늘 위의 우주를 모방해온 작가들이 치열하게 자신을 끄집어낸 결정체이다.

6월 4일부터 7월 8일까지 대전 대흥동에 위치한 이공갤러리에서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042-242-202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