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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사회에 입을 열다
최근 젊은 작가·소장 평론가 중심 입장 표명 활발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1990년대 이후 작가들의 사회참여 발언과 문단 논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과거 1970~80년대와 비교해 사회갈등이나 정치투쟁이 줄어들면서 비판하는 발언을 할 상황이 줄어들었다. 인터넷, 영화 등 다양한 매체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비해 문인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도 하나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황석영 발언에 일주일 만에 대응한 것은 작가회의 산하 '자유실천위원회'와 '젊은작가포럼'이었다. 이들은 지난 20일 공식성명서를 발표하고 황석영 작가의 발언에 우려를 표했다.

시인과 소설가는 아니지만, 젊은 소장평론가를 중심으로 황석영 작가의 발언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오창은 평론가는 인터넷 매채 레디앙에 '그는 우리 시대 일그러진 텍스트-작품엔 경의를, 작가에겐 야유를'을 기고했고 이명원 평론가는 오마이뉴스에 '작가 정체성도 민주주의 역사도 MB와 손잡기 위해 다 버리는구나'를 기고했다.

이밖에도 작가들의 사회, 정치적 입장 표명은 훨씬 더 활발해졌다.

기존 한국작가회의와 입장을 달리하는 작가들은 지난 1일부터 온라인 모임을 통해 '한 줄 성명'을 받고 있다. 이 성명운동은 이명박 정부와 민주주의 위기에 관한 작가들의 의견표명이다. 1일 아침부터 가입을 받기 시작한 포털사이트 '다음'의 비공개 온라인 카페에는 4일 현재 160여명의 작가들이 가입, 한 줄 성명서를 발표 중이다.

6일 자정을 시한으로 마감한 한 줄 성명서는 6.10 항쟁 하루 전인 9일 성공회대 대성당에서 '작가선언 6.9'란 선언문으로 낭독된다.

단, 이번 성명 발표는 작가 공동 성명이 아닌 작가 개개인의 1인 성명서 발표형식으로 이뤄진다. 즉 한 줄 성명을 인터넷 카페에 올린 작가는 전원 성공회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자신의 선언문을 읽는 방식이다. 기자회견 후 작가 인터뷰는 생략하기로 했고, 대외에 운영위원도 밝히지 않는다.

'작가선언 6.9'에 참여한 한 문인은 "미디어법 처리, 용산철거민 사태, 한예종 사태 등 지난 1년 반 동안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정치적 폭력은 예술의 자유를 억누르는 상황을 만들었다. 텍스트를 통해서 세상에 참여하는 작가라도 이정도면 작가적인 자의식에서 나설 수밖에 없다"며 "직접 촉발된 사건은 노대통령 서거"라고 말했다.

함돈균 문학평론가는 "한국작가회의에서 사회, 정치적 사안에 대해 선언을 하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다. 지도편달되는 방식으로 이야기되어 왔기 때문에 젊은 작가들이 동감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 그래서 이번 '작가선언 6.9'는 작가 개개인인 한줄 선언문을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작가 선언 6.9에 참여한 한 문인은 "작가는 각자가 정부인 사람이다. 일인 성명서는 한 편의 작품을 쓰듯 그 말에 무한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한 줄 한 줄의 성명이 모자이크처럼 엮어져 작가들이 현 정부에 선명하게 거부하는 의견으로 표출된다"고 말했다.

한편 출판사 창비와 문학동네 역시 사회, 정치적 칼럼을 게재했다. 창비는 인터넷 홈페이지 '창비주간'에 노무현 대통령 서거 나흘 만에 염무웅 문학평론가의 기고 '노무현 삶이 이룬 것과 그의 죽음이 남긴 것'을 올렸다. 이어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의 칼럼 '원망은 말되 갈길은 가자'를 지난 3일 올렸다.

문예지 '문학동네'는 여름호에서 용산참사를 계기로 '폭력의 성찰'을 특집으로 실었다. 계간지 문학동네는 정파에 상관없이 문학작품을 소개하고 문단 안팎의 변화를 감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여름호에서 이례적으로 사회정치적 고찰을 특집으로 실은 것이다.

출판사 문학동네 측은 여름호 발간사에서 "한국사회의 다양한 폭력적 체험들을 집중적으로 성찰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특집에서 이광일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용산참사'에 대한 집중적 분석을 시도한다.

문인들의 사회적 발언이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나아갈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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