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슈로 초기의 드로잉을 스케치한 뒤, 컴퓨터로 스캔 후 알루미늄 평면 위에 투영시켜 색을 입혀 산업용 특수 도장처리를 하는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시키는 작가는 여러 겹의 광택 처리를 통해 구속되지 않고 번질 듯한 색채들의 방향성을 멈추게 한다. 유기적 형태의 색 덩어리들은 설렘과 안타까움, 욕망과 절망의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선사한다.
‘추상화’가 아닌 회화의 ‘추상성’을 추구하는 작가는 단순하게 색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색과 구도의 우연적이고 자발적인 만남을 지켜보는 ‘열린’ 시점을 갖는다. 이를 통해 작가의 작품에는 시각의 한계를 넘어서 인지적 깊이가 깊이 드러난다. 색감의 따뜻함과 촉각의 차가움을 경험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0월5일부터 11월14일까지. 02) 3442-6301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