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성 작가의 '인디뮤지션 사진집' 크라잉넛·장기하와 얼굴들 등 미공개 사진들에 사진집 발간도
한국일보 편집국 45기 견습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스포츠한국 사진데스크, 한국일보 편집위원을 역임한 저널리스트 최규성은 반복되는 일상에 회의를 느껴 편집위원 자리를 내놓고 회사를 나왔다. 묵직한 역사의 편린을 담아내던 그의 카메라가 목표를 찾은 곳은 뜻밖에도 홍대 클럽이었다. 프리랜서 대중문화평론가로서 저변이 넓지 않던 인디음악의 아티스트들을 그만의 시선으로 조명하고자 한 것이다.
이후 3년 동안 찍은 2만여 장의 인디뮤지션들의 사진들에는 '순간의 진실'을 담아내던 그의 내공이 뚜렷이 드러나 있다. 저널리스트로서의 그가 역사의 정점을 발견해 대중 앞에 끌어내렸다면, 사진작가로서의 최규성은 사회의 주변부를 애정을 담아 대중에게 끌어온다는 점이 다르다. 그간의 작업을 모아 이달 18일부터 12월 1일까지 사진전문갤러리 대학로 공간 루에서 여는 인디뮤지션 사진전도 그런 애정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발간되는 국내 최초의 한국 인디뮤지션 사진집 역시 마찬가지다.
2만 장이 넘는 사진들 중에서 엄선된 크라잉넛, 노브레인, 장기하와 얼굴들, 허클베리핀, 유엔미블루, 국카스텐, 검정치마, 갤럭시 익스프레스, 내귀에도청장치, 고고스타, 요조, 한희정 등 76장의 사진들은 대부분 인디음악이 대중적 각광을 받기 시작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3년 동안 촬영된 미공개 사진들이란 점에서 신선도를 자랑한다.
또 대중적 인지도를 획득하면서도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해 인디뮤지션으로 거듭난 한대수, 김창완, 이상은, 그룹 백두산의 기타리스트 김도균, 아트 포크록 가수 김두수 등 한국대중음악의 거장급 뮤지션 사진도 함께 소개된다.
최규성 작가는 "인디뮤지션 사진전을 통해 일반인들의 음악적 접근을 돕고 싶었다"고 행사의 취지를 밝히면서도 "대중가수, 연예인 등이 찍는 선정적이고 섹시한, 흥미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사진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느낌을 살린 사진 한 장을 통해 인디뮤지션의 음악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인디뮤직 애호가로서의 개인적인 소감을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인 박준흠은 최규성 작가의 '한국 인디뮤지션 사진집' 발간에 대해 "인디음악과 인디뮤지션을 콘텐츠적으로 다루는 방법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하며 "이제까지 인디음악을 제대로 들어보지 않은 사람들도 책에 실린 고품격의 사진들에 매혹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인디음악 자체의 콘텐츠적인 가치는 상승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년간 한국 대중음악의 인프라 구축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온 '가슴네트워크'가 설립 10주년을 맞아 잔치를 연다. 발굴, 네트워크&아카이브를 모토로 한 '2009 가슴 네트워크 축제'가 그것.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미래'를 주제로 펼치는 축제는 11월 18일부터 내달 5일까지 대학로 공간 루와 홍익대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공연, 전시, 세미나, 출판, 출반 프로그램과 멀티미디어아트 등이 결합된 복합문화 형태로 전개된다. 먼저 오픈일인 18일부터 내달 1일까지 대학로 공간 루에서 사진작가이자 대중문화평론가인 최규성의 '인디뮤지션 사진전'이 열린다. 최규성이 2008∼2009년에 음악축제, 공연, 인터뷰 현장에서 촬영한 2만장의 사진에서 엄선한 작품이 선보인다. 11월 24일과 25일에는 공간 루에서 한국 대중음악 아카이브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다. 24일에는 최규성이 오리지널 자료 감상을 위주로 한국 대중음악의 오프라인 아카이브에 대해, 25일에는 류형규 대중음악 DB 및 엔터테인먼트 컨텐츠 연구자가 온라인 아카이브의 TO-BE에 대해 강의한다.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12월 4일과 5일, '2000년대의 목소리'라는 주제로 열리는 공연 역시 주목된다. 4일에는 장필순, 황보령, 강허달림, 임주연 등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나서고, 5일에는 시대를 반영(상징)하는 럭스, 연영석, 코스모스, 이장혁, 플라스틱 피플 등이 시대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밖에 공간 루, 상상마당, 향뮤직, 쌈지사운드페스티벌 가슴네트워크 부스 등에서는 가슴네트워크에서 발간한 대중음악, 문화기획 관련 책들을 전시한다. 축제기간에는 가슴네트워크가 1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음반을 만날 수 있다. |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