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좋아하는 작가가 닭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쓴, 닭이 등장하는 작품.

때는 100년 후 미래. 날아다니는 우주선 치킨집 '스페이스 치킨 오페라'의 '까망 치킨'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다. 그런데 이 치킨집의 창업 배경과 레시피 속에 어마어마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3000년 가까이 지구를 감시해오던 외계인 쭈그렁이 천재 수탉인 골든콕을 잡기 위해 닭 사육업자였던 도련을 협박하여 창업시킨 것이었다.

이 치킨집은 지능을 높이는 바이러스를 태워 죽이기 위해 닭들을 까맣게 태운다. 또 육질을 좋게 하기 위해 어느 재즈 곡을 매일 닭들에게 들려준다. 도련은 자신을 괴롭히는 쭈그렁을 죽이고 사업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는데.

작가는 닭과 그 주위를 조명하면서 지나친 착취와 편식은 보복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른바 '자연의 복수'라는 것. 생명들과 공존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이 세계에서 사계가 어긋나는 순간 인간은 응징을 당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6월 11일부터 7월 4일까지. 게릴라극장. 02) 6012-284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