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이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성을 시작으로 이들의 작품이 각자 사용하는 미디어의 규칙적인 반복에 의해 탄생한다는 것.
그리고 벽이 없는 건물과 불빛을 대신하는 스티커의 허상이 타인과의 소통이 단절된 채 진실이 없는 사실만을 믿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
김병주의 건물들은 수많은 철선들을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격자로 정확하게 연결시키고 있다. 작가가 막혀있던 벽들을 없애자 선과 선으로 이어진 뼈대만이 존재한다. 어디로든 소통할 수 있으며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는 무한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통로가 생겨난 것이다.
한조영의 'Darkview'시리즈(야경)에는 일반적인 회화의 재료가 아닌 작가가 직접 잘라 붙인 스티커 조각들이 불빛을 대신한다. 즉, 캔버스 속 리얼한 도시의 야경의 불빛들은 실체가 아닌 허상을 암시하는 스티커들인 것이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