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만필>, <한중록> 등 발간… 1년에 10여 권씩 100권 제작 계획

출판사 문학동네가 한국고전문학전집을 출간했다. <삼국유사>부터 <홍길동전>까지 다양한 고전이 출판가에 선보였지만, 그동안 전집 형태로 출간된 책은 대부분 어린이·청소년용으로 내용이 축약되거나 원전을 그대로 살리지 못했거나 원문 그대로 출판되는 '연구자용' 전집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1994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이 한국고전문학전집을 발간했지만 2005년 37권을 끝으로 발행을 중단했다.

5년 기획 50인 전문가 참여

문학동네의 고전문학전집은 5년간 기획 끝에 나온 것. 작품을 해석, 해설하는데 참여 학자만 50여 명이다. 편집위원으로는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장효현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정병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류보선 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이번 한국고전문학전집은 원전을 충실히 살리면서도 현대어로 쉽게 풀어 써 대중적 독서가 가능하게 하면서도 원문 그대로를 함께 수록해 전문 연구가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생생한 화보와 지도, 역사적 해설을 덧붙였다.

일례로 <한중록>의 경우 '한중록 깊이 읽기'라는 코너를 40여 곳에 삽입해 조선 궁녀들의 삶에서부터 영조가 먹은 인삼의 가격에 대한 정보 등을 수록해 흥미를 더했다. 중국의 역사와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한 <창선감의록>에서는 지도를 첨부했으며, <서포만필>과 <홍길동전·전우치전>, <조선 후기 성 소화 선집>에서는 생생한 화보를 수록했다.

지난주 1차분으로 김만중의 <서포만필>,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 ,<숙향전·숙영낭자전>, <홍길동전·전우치전>, <흥보전·흥보가·옹고집전>, <조선후기 성 소화(性 笑話) 선집>, <창선감의록> 등 총 7종 10권을 출간됐다. 문학동네는 1년에 10여권씩, 100권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여성 한시 선집>, <조선 전기 가사>, <매천 작품집> 등 10여종을 발간할 예정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는 "북한문학전집과 고대민족문화연구원의 고전문학전집을 비롯해 학계에서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을 망라했고, 인문학분야 연구 논문에서 가치 있는 것을 수집하고 추가했다"고 작품 선정 기준을 밝혔다.

문학동네는 기존 학계에서 인정된 고전 이외에도 젊은 연구자들의 새로운 발굴과 해석을 반영한 고전작품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조선후기 성 소화 선집>의 경우 아직까지 소개된 적 없는 패설집 중 성 이야기를 번역해 조선시대 성 풍속을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심경호 교수는 "고전에는 중심도 없고 주변도 없다"며 "시대마다 새로운 고전이 발굴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고전을 끊임없이 생성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