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짊어지고 걸어간다는 것은 그 무게를, 그 엄청난 빛을 견뎌내야 함을 의미한다. 바라볼수록 시야를 어둡게 감싸는 빛, 짊어질수록 무너져 내리는 희망. 현대인들은 각자의 꿈에 매달려 살고, 동시에 그 꿈으로 인해 매일이 고통스럽다.

연극 <즐거운 나의 집>은 꿈을 잃은 사람, 꿈에 절망한 사람, 꿈에 젖어 사는 사람, 꿈을 버린 사람, 꿈에 매달려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꿈에 젖어 내딛는 걸음걸음은 축 늘어진 바짓단처럼 무겁고 초라하기만 하다.

별에 집착하는 한 노인, 현재 아줌마들을 상대로 복싱 에어로빅을 가르치는 과거 복싱 챔피언, 잘 나가던 가수였지만 이제는 생계를 위해 취객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밤무대 가수, 소설가를 꿈꾸는 20대 중반 여인, 그리고 그녀를 남몰래 사랑하는 직장 상사. 이들 모두는 실존적 삶의 무게에 고통스러워하며 자신의 꿈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이 시대의 얼굴들이다.

작가이자 연출가 김승철은 연극 <즐거운 나의 집>이 한 편의 시처럼 관객에게 다가가길 기대한다. 압축적인 대사를 통해,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가슴이 시려오는 심리적 소통에 중점을 두었다.

더불어 공연 내내 흐르는 어쿠스틱한 사운드는 작품의 분위기를 보다 서정적으로 이끌어낸다. 10월 27일부터 11월 14일까지. 대학로 연우 소극장. 010-2611-122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