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re'
아무런 준비 없이 우연적으로, 혹은 갑작스런 사고처럼 송두리째 자신의 혼을 빼앗아 버리는 그 무엇. 무의식적으로, 그저 본능에 의식을 내맡기는 순간 '매혹'은 탄생한다.

우연의 장소를 지나면서, 혹은 어떤 물체에 스치는 빛을 쫓다보면 현실을 뛰어넘는 초현실의 세계가 열리고 그 순간, 우리가 속한 환경은 그 자체로 시가 된다.

한국에서 태어나 6세에 프랑스로 입양된 에릭 페리아드(Eric Perriard)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006년 프리랜서 사진작가로의 삶을 선택한다.

그 후 주로 감정, 직관, 현실 등의 키워드로 사진작업을 해오고 있는 그는 한국의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친밀하면서도 생경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특히 그는 주변의 일상적인 세세한 것들과 대상들에 매료되어 장소와 사물이 빚어내는 정신적 영역에 접근해왔다. "돌멩이 따위의 평범한 물건을 관찰할 때라도 네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릴 때까지 해야 한다"라는 어린 시절 선생님의 말씀을 맘속에 담아둔 작가는 단순함 속의 깊이를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그의 이번 전시는 장소와 사물이 일으킨 매혹의 순간을 '있는 그대로' 혹은 '보인 그대로' 사진으로 담아 감각적 경험을 선보이고 있다.

11월 20일부터 12월 12일까지. 갤러리 팩토리. 02)733-488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