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더라도, 라디오 DJ와 청취자의 쌍방향 통신을 이길 수는 없다. 텔레비전 진행자의 '여러분' 앞에 군중 속의 무엇이 되어 초라해졌던 사람들, 라디오 진행자의 '당신' 앞에 그의 편이 된다.

연극 <음악에세이>는 '라디오'의 강점을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 청취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극본과 라디오 부스를 빼닮은 무대 장치는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불러 모은다.

연극 <음악에세이>의 중축은 아기자기한 러브 스토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의 소박한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직장 동료인 봉덕과 은서. 은서는 봉덕을 짝사랑하고 있다. 봉덕은 은서에게 생일을 함께 보내자고 제안하고, 은서는 생일날 봉덕에게 고백하리라 결심한다.

떨리는 고백이 끝나고, 불이 켜진 순간 은서는 몰래 생일을 축하해주려던 직장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시련을 딛고 결혼한 그들, 아이를 가지는 문제로 또 하나의 갈등에 부딪히는데. 같은 직장 동료로 나오는 동수와 이슬의 사랑이야기도 함께 소개된다.

MBC 라디오 의 목요일 코너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연극 <음악에세이>는 본래 라디오 '음악에세이…'의 대본을 써왔던 작가 박지은이 극본을 맡았다. 400회 이상 방송되며 청취자의 마음을 얻었던 '음악에세이', 연극으로도 맥을 이어갈 수 있을까.

6월 1일부터 7월 3일까지. 예스24아트홀. 1588-4446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