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피맛골(종로)'
종로의 피맛골과 통영의 중앙 시장, 대구의 동성로는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을 품고 있다. 그러나 <공간연습> 전에서 이들의 이름을 달고 나온 작업들은 파격에 가깝다.

일상은 잘리고 흩어져서 제 모습을 잃었고, 관람객들은 작업을 통해 현대 도시의 풍경을 읽기보다 조형적인 의미를 받아들이는 편이 쉽다.

찢어진 풍경의 모서리를 모아 세우면 다시 입체적인 어떤 공간이 드러날 것 같은 작업들은 작가가 오랜 기간 꾸려온 작업 방식. 앙각으로 찍은 사진을 작가 나름의 기준에 따라 자른 후 옆으로 길게 늘어뜨려 제시함으로서 보편적이지 않은 시각을 보여준다.

우리가 장면을 바라볼 때 활용할 수 있는 기제들, 이를테면 원근법이나 오브제들의 평범한 배치들을 무심하게 중단시킨 작업들은 관람객들에게 혼란을 준다. 정말, '공간 연습'이다.

평론가 김승곤은 이러한 기제들 중 원근법에 집중하여 "완전하고 합리적인 공간으로서 일말의 의심도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원근법적 세계는 이처럼 직접적인 경험이나 생리적인 지각 능력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작가 김정수가 바로 이 지점을 간파하고 작업에 임했다는 것. 우리가 항상 받아들여 왔던 일상의 장면에 작은 파문을 던지는 작가 김정수의 개인전은 7월 8일부터 31일까지 갤러리 아트사간에서 열린다. 02)720-4414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