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볼 수 있는 연극이 돌아왔다. 각종 섹시 코드와 수더분한 코미디가 넘치는 연극들, 재미는 있지만 아이들을 대동하기는 글쎄, 싶었다. 그러나 귀여운 남매의 사고가 넘치는 하룻밤을 그린 연극이라면 아이들도 신나게 볼 수 있을 법하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재롱만 감상하리라 생각하며 기피한다면 연극 <신짜오몽실>이 섭섭하다. 베트남 출신 엄마로 핫 이슈인 '다문화 가정' 코드를 넣었다. 이쯤되면,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연극으로 손색없다.

'신짜오몽실'은 연극의 주인공인 '몽실'이의 풀네임. 몽실하면 떠오르는 이름, 또 없을까. 과거 MBC <느낌표> 속 코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 소개되어 관심을 끌었던 '몽실언니'가 있다. 이 몽실언니가 근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했다면, 연극 <신짜오몽실>의 몽실이는 현대의 아픔을 어루만져준다.

외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베트남으로 떠난 베트남 엄마와 한국 아빠.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첫째 '몽실'이가 동생들을 돌보며 집을 지킨다.

딱 세 밤만, 그러니까 사고치지 말라는 부모님의 말이 무색하게 날마다 사고가 이어진다. 자신을 베트남 짬뽕이라고 놀린 태영이가 미워 싸우는 난남이와 쓰레기 분리수거에 등 집안일을 도맡아 힘들어하는 몽실이, 엄마가 보고 싶어 우는 영늑이. 아이들의 사고에 몽실이가 짠하면서도, 입가에 슬몃 미소가 걸린다.

7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소극장 모시는사람들. 02)507-6487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